필자가 만난 거의 모든 직장인이나 퇴직자는 퇴직 준비에서 ‘돈’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물론 퇴직 후 생활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돈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퇴직자가 사용할 수 있는 경제력은 한정되어 있어서 돈이 퇴직자의 일상에 주는 영향은 살만하다 혹은 조금 불편하냐의 차이이다.
반면, 건강을 잃은 퇴직자는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지 못한다. 건강을 잃어 병원에 입원했다면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평화로운 일상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배우자나 자식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외로움을 느낀다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외로움을 달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처럼 퇴직자에게는 돈도 중요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퇴직자가 돈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건강’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은 지 오래되었지만, 퇴직자에게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이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아픈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건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그리고 심리 건강이다. 세 가지 건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신체 건강
신체가 건강하다는 의미는 신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신체의 각 기관과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뜻이다. 질병 및 만성질환, 통증 및 불편함 그리고 면역력 저하 등으로 신체 건강이 나빠지면 정신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신체 건강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신체 건강이 나빠지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와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성 통증이 있는 환자들은 우울증 발생률이 높다.
신체 건강은 심리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강이나 비만 문제는 자아존중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낙인이나 자기 비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관절염 환자는 지속적인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심리적 고통을 경험할 수 있다.
2. 정신 건강
정신 건강은 신체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신체의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여러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만성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은 심장병, 고혈압, 비만 등의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당뇨병 환자 중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낮아지고, 합병증이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정신 건강은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종종 운동을 줄이고, 불규칙한 식습관을 갖게 되어 체중 증가와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정신 건강은 운동이나 균형 잡힌 식사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면서 신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정신적 불안정은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낮 동안의 집중력 저하와 피로감을 경험한다. 이는 신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수면 부족은 신체 회복을 방해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높이는 등 심리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3. 심리 건강
심리 건강은 개인의 정서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웰빙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포함한다.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 대인관계의 질과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과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는 신체의 생리 반응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하면 면역 반응이 떨어지고, 심혈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리 건강은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만들어 지속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쉽게 지치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머리 아래쪽과 목덜미, 어깨 근육에 긴장을 유발해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불안이나 스트레스는 소화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복통, 변비 또는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할 때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심리 문제는 자아존중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건강 관리에 대한 동기를 감소시킨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건강 진단이나 치료를 소홀히 하여 만성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등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처럼 신체 건강, 정신 건강 그리고 심리 건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신체 건강, 정신 건강 그리고 심리 건강 모두가 건강할 때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세 가지 건강이 모두 지켜질 때 삶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