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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유 Feb 17. 2023

남편은 왜 요가하는 아내를 좋아할까?

"오늘 요가 다녀왔어?"를 늘 물어보는 남편 

뭔가 한 가지를 끝까지 오래 하질 못하는 나의 변덕스러운 성격 상 

내가 처음 요가를 배우러 다닌다고 했을 때 남편은 아마도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요가를 다닐 꺼라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이것도 다른 어느 운동들처럼 길어봤자 2~3개월 다니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동안의 나는 필라테스, 플라잉요가, 헬스, 수영 등등 다양한 것들을 아주 잠깐씩만 맛을 보고선 나하 곤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금방 포기하거나 그만두는 일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그런 한 남편의 태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남편이 요가하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게 됨을 느낀 어느 날

새벽 1시에 거실에서 요가를 하는 내 모습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던 한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자다가 옆자리에 내가 없음을 눈치챈 남편은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벌떡 일어나 거실로 튕겨지듯 나와 

거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요가에 심취해 있는 나를 잠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 조용히 들어간 뒷모습을 나는 보았다. 나에게 아무 말도 걸지 않은 것은 나의 집중과 몰입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날부터였던 것 같다. 남편은 그 뒤로 내가 요가를 정말 좋아한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아주아주 추운 한겨울, 한밤중. 그것도 새벽에 요가에 심취해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어느 날 요가원의 수강기간 만료일이 다가왔을 때 

재등록을 할까 말까를 조심스레 망설이는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번엔 장기 수강을 끊을 것을 권유한 사람도 바로 남편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기운이 없어 보인다거나, 에너지가 유독 가라앉은 날처럼 느껴지는 날에는

어김없이 이렇게 물어본다

"오늘은 요가원 안 다녀왔어?"


남편의 그 질문은 

네가 오늘 기운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요가원을 안 갔기 때문이야.라는 정의를 확실히 내리는 듯 여겨졌다. 


출근하면 회사에 잘 도착했다고 이렇게 문자 하는 남편 

"방금 회사 잘 도착. 

그대도 오늘 요가 잘 다녀오고~" 

나의 일상에,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의 일상에 언젠가부터  "요가"는

아침 인사를 채울 만큼 중요한 루틴이 되어 있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늦은 밤까지 업무를 보고 있는 나에게 조심스레 다가와 

요가 관련 괜찮은 어플을 찾았다면서 잠깐만 나와서 이것 좀 보라고 나를 불러내어 

어플 결제를 해 줄 테니 이 어플을 써보라 말하는 남편. 


"이게 유료 어플이라고? 아무리 좋아도 그럼 난 안 할래~ , 매달 돈을 내야 하는 건 싫어"라고 말하는 나에게 

본인이 직접 결제해 줄 테니 너무 바빠서 요가원에 못 가는 날에는 이 어플을 보면서 집에서 혼자 해보라고 권유하는 남편. 


결국 나는 그 어플을 지금 아이패드에 깔아 두고 

일정이 너무 바빠서 요가원에 가지 못하는 날에는 어플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남편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요가하는 것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는 이유는

내가 요가를 한 날은 무척 행복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아내가 행복해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면

곁에 있는 남편도 그 기운을 함께 느끼는 듯하다. 

집에서 아내의 기운과 에너지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내의 기운이 밝은지, 어두운지에 따라 그 집안 가정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말에 TV를 함께 보면서 내가 거실에 서서 수업시간에 배운 것들을 살짝살짝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인가 남편도 내 곁에 서서 나의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을 흘끔흘끔 보게 되었다. 


남편도 요가가 하고 싶은 것일까? 싶어서 요가매트를 깔고 내가 배운 것을 제대로 알려주려고 하면 

그땐 쑥스러운지 저 멀리 도망가버리고 마는 남편. 


본인이 원치 않으면 억지로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나도 너무 잘 알기에 

그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남편에게 직접 요가를 해보라고 권유하진 않지만 

남편이 요가하는 아내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고 있음을 흠뻑 느낀다 


새로 나온 예쁜 요가복을 사거나 

요가 관련 도구를 사는 것에 조금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그가 나의 소비에 대해 반대할 생각이 1%도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에게 나는 

오늘 요가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오늘 요가원에 새로운 회원이 왔어, 그런데 그 회원을 보는데 예전 처음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움직일 때마다 뼈에서 우두득우두득 이상한 소리가 계속 나~" 

"어떤 여자가 방귀를 꼈는데 나는 너무 웃겨서 참지 못하고 웃고 말았어" 

라는 이런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재잘거리는 나를, 하나도 재미있지도 않은 이런 이야기들을 따뜻한 미소와 함께 열심히 들어주는 남편. 그런 남편의 진짜 속마음까지는 나는 잘 모르겠지만 아내가 행복해하니 자신도 이유 없이 그냥 덩달아 좋은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일단, 아내가 요가 수련을 하면서 점점 건강해졌고, 밝아졌고, 쾌활해졌다.라는 것만으로도 

내가 남편이었어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지고 응원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건강해지고 밝아지는데 반대할 남편이 있을까?

요가가 너무나도 재미있게 느껴지는 만큼 

앞으로 더 눈부시게 놀랍도록 건강한 에너지를 가득 만들어 내고 싶어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이 좋은 걸 나 혼자만 해서. 







엄지발가락에 손을 대고 서기

체중을 한 발로 옮기고 단단히 땅을 짚습니다. 

같은 쪽 팔을 사용하여 반대쪽 무릎을 가슴 쪽으로 구부려 껴안습니다. 

검지와 중지로 엄지발가락을 감싸 꽉 잡고, 무릎을 앞으로 쭉 펴서 들어줍니다.

반대쪽 손을 골반 허리에 대고 어깨를 활짝 폅니다. 필요한 경우 스트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선은 정면 엄지발톱을 바라보거나 정면 먼 곳을 응시합니다.



이 자세의 효과 

햄스트링, 장경인대 및 다리를 스트레칭합니다. 균형감각이 향상됩니다.



난이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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