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을 겪으며 생각해 보니 보험사는 의사의 수입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골고객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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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무사고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그것도 요 몇 달 새 두 번을 내리 당하시고
이번엔 운전이 무서워 친구분 차에 동승해 계시다가 또 사고가 났단다.
처음 교통사고는 상대방 100% 과실인데 일 키우기 싫어서 커 보이지 않아 그냥 보냈다는데,
다음날부터 좀 아파왔다고..
그리고 두 번째,
적색 신호를 받아 감속하는 어머니의 세단을 신호를 안 보고 달리던 카니발이 정면 추돌한 사고가 터졌다.
교통사고 처리가 가장 원활했었다는 동생의 경험적 추천으로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그 한방병원으로 입원하셨다.
사고현장에서부터 머리가 어지럽고
손가락이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국도에서 친구분이 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리셨다는 어머니는
차를 수리 보내고 나서 본인도 응급차를 부를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친구분 차로 병원으로 이동하셨으나,
병원과 보험사는 처음부터 어머니를 잠재적 보험사기 피의자 대하듯 취조를 하더랬다.
물론 보험사기가 만연한 세상이 맞으나,
그렇다고 사고 피해자 모두를 잠재적 사기꾼으로 의심하고 보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어머니는 가장 크다는 보험사 대인 담당에게,
사고로 인한 아픈 부위가 정확히 어디 어디인지
정신이 채 들기도 전에 진술해야만 했고,
가장 크다는 한방병원접수처에서는,
왜 당신 집에서 먼 이곳으로 입원하려 하느냐는 질문에 여기가 제일 믿음직하더라는 작은 아들 경험담과 큰아들인 우리 집이 집 근처여서라는 해명 아닌 해명으로 관문을 넘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망의 한방병원 의사의 진료에서는,
지금 증상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어머니의 말을 듣지도 않고 의사와 보험사간의 교통사고 처리 매뉴얼 질문지만 채우고 있었던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갈비뼈에 실금이 갔고, 가슴에 피멍이 들고, 머리가 어지럽고 메스껍고, 오면서 토를 했고, 복부가 저리고, 손발이 가끔 말을 듣지 않고, 멍든 다리는 절뚝거린다는 증상을 말해봐야 돌아오는 결과는 염좌(근육통)로 귀결된다.
"사고 충격 시, 머리를 부딪혔다."
- 11급 뇌진탕 진단 키워드라 한다.
이 약속의 멘트가 없다면 증상을 아무리 소상히 설명해 봐야 염좌가 될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는 입원치료를 받으실 수 있었으나, 입원 과정에서 한방병원 담당의는 "교통사고 환자 입원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병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1세대 실손으로 관절이나 속병을 치료하러 오시는 분들이 계속 입원 대기 중이신데 치료할 것도 별로 없는 교통사고 환자 분들에게 병상을 계속 드리기 어렵다."
라는 충격적인 말을 면전에서 들으셔야 했고,
그 담당의의 상위 교수에게 확인차
"교통사고 환자는 돈이 덜 된다면서요."
라고 하자 황급히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절대 그렇지 않다며 해명하며
증상을 염좌 말고 더 소상히 써줄 테니 집 근처 작은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받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으셨다고 한다.
돈이 되는 환자를 받는 것은 병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 맞다.
그리고 과다한 보험금 지급을 막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보험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인 것도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