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런 날
길가의 인형을 몇 번이고 돌아보는
사랑스러운 얘였는데
눈이 슬퍼 보였다
웃음이 촘촘하게 박음질된
그 너머는 볼 수 없겠지
너라면 인형을 주워 왔을 것이다
꼭 우리 같지 않냐고 다정하게 웃어도 줄 것이다
너처럼 다정하지 못해 나는
어느 날 새벽에 버려졌던 우리 같아서
그래서 결국, 버렸다고
내가 두고 왔으니까 그러니까
어제의 우리가 거기에 죽어있어
나는 우리를 유예했다
언젠가
그냥 떠나겠다는 나를 붙들고
네가 말했던 것도 같다
한번 머물러보자고
같이 버텨보자고
어쩌면 환생할 수도 있으니까
그건 너무 아픈 일이라고
나를 멈춰 세웠던 그 말
그때의 너는 이제 없고
네가 세상에게 다정했으면 좋겠어
아픈 세계에도 머물렀으면 좋겠어
너는 이미 다정하니까
맴도는 네 언어들이 내 기억일까
그러지 않아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도
어떤 언어는 함께 주저앉을 수 있다고
너 그거 아니?
우리는 아직 그곳에 살아있어
나는 삶을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