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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Jan 09. 2024

상실

    그 바다가 자주 생각난다 여기라면 우리가 누울 수도 있겠다고 말했던


    우리를 품어줄 거라고 네가 그랬잖아


    자주 얕은 꿈을 꾼다 너를 만나야 하는데 자꾸만 깨 이러다 잊으면 어쩌지


    웃는 네가 희미해진다


    미안하지만 저들이 건네는 손은

    모든 것을 망치기 싫어서 삼키는 말들


    나는 종종 건물 밖에 서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옥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목을 꺾어 창문이 몇 개인지 헤아려 보고 손은 떨어지고 눈은 바닥에 있는 네가 된다


    건물 안에는 내 자리가 없다


    나는 배우고 또 배웠지만 정작 우리를 지키는 법은 배우지 못해서


    거기서는 늘 정답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결할 수 없는 슬픔이 많은지 몰랐다고 문을 열고 나오니 우리는 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호기롭게 움켜쥔 유리 조각은 언제나 반대쪽을 향하고 나는 무언가를 계속 잃는다


    너마저 잃으면 텅 비어서 아무것도 막지 못할 거야


    너는 어딘가에 더 큰 사랑이 남아 있을 거라 자꾸 희망을 건네고


    그 목소리가 자주 생각난다 

    

    내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하던 


    다정하고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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