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영 Jan 12. 2024

베짱이와 시계

내 시계는 느려지는 것 같다

고장이 났을까 너는

아니 나는

시곗줄만 바꾸다

부숴버리지 못하고 결국


시계를 선물했다


베짱이는 부지런히 살다

채 일 년도 살지 못하고

겨울이 오기도 전에 죽는다는데


너는 긴 여름을 살아

겨울 같은 건 만나지 말라고


어쩐지 슬픈 표정이다

그래 어쩌면 겨울을 기다렸겠구나 너는


세상에는 몇 마리의 베짱이가 있을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에게 손을 내밀기 전으로


미안해, 나는 벌을 받을 것이다 평생


가능하다면

시계도, 시간도 모두 잃어버리고 싶다




이전 04화 뮤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