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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고양이에 대해서..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30

by 김이집사

막내 사랑이와의 합사까지 마치고..

로또라떼사랑, 완전체가 되었다.


오랜만에 본 아기고양이는..

순진무구, 무해함.. 그 자체였다.

보고 있으면 심장이 아플 정도로 귀여웠다.


사랑이는 너무나도 작고.. 정말 똑똑했다.

눈치가 빨라 적응도 빠르게 해 줬다.

그래서 일까?

제일 걱정이었던 로또와도 별 탈 없었고, 라떼와도 잘 놀아주었다.


손바닥만 한 작은 꼬맹이..

사랑이가 유독 작은 건지, 여자아이라 그런 건지..

자라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아 보였다.


라떼를 데려왔을 때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게 느껴졌었는데, 사랑이는 달랐다.

매일매일 조그마하고 매일매일 아기였다.

그 작은 꼬물이는 사람도 좋아해서 늘 무릎을 타고 올라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둘째인 라떼를 데려왔을 땐 녀석의 넘치는 에너지에 로또가 당하는 것처럼 보였었다.

로또 성격도 만만치 않기에 서열은 곧 잡혔으나 둘이 완전히 익숙해지기 전까진 내 눈엔 로또만 보였었다.

늘 로또 눈치만 보느라 라떼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로또 때만큼 크지 않다.

이게 둘째의 서러움인가..

지금은 없어선 안될 사랑스러운 우리 둘째 라떼의 어린 시절을 완전히 기억해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

(물론 지금은 우리 집 왕자님으로 모시고 있다)

그래서 막내는 최고로 예뻐해 주고 공주대접해 주자 다짐했다.


세상에 같은 고양이는 없다는 말이 있다.

고양이들은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던데..

키워보이 정말이었다.

어쩜 이럴까.. 싶을 정도로 삼냥이 모두 개성이 또렸했다.


그중 카오스 고양이..

매력적인 모색과 무늬를 가진 특별한 고양이다.

하지만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어두운 색 때문일까?

하얀 고양이들에 비해 입양 순위에서 늘 밀려나는 편이고 인기가 제일 없다고도 알려져 있다.

막내는 꼭 입양 가기 힘든 아이를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에 카오스 고양이를 입양했지만 실제로 본 카오스 고양이는 매력덩어리 그 자체였다.


물론 우리 사랑이가 특별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카오스 고양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집사들은 비슷한 말을 한다.

카오스는 정말 특별하다고 말이다.


카오스 고양이의 털은 매끄럽다.

고양이들은 다 매끄럽지만 녀석의 검은 털은 정말 보드랍다.

올블랙 고양이의 윤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손끝만 대도 좌르륵 미끄러지는 느낌!

이건 만져봐야 안다.


그리고 똑똑하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똑똑하다.

삼냥이 중에서 눈에 띌 정도로 정말 똑똑하다.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구분할 줄 알고 부르면 달려온다.

마치 강아지같이 콜링이 가능하다.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캣휠을 처음 샀을 때도 마찬가지다.

로또라떼는 처음 보는 캣휠을 보고 어리둥절했지만 사랑이는 바로 올라타고 달렸다.

녀석은 캣휠 신동이다.

그 외에도 장난감을 사주거나 먹이퍼즐을 줄 때도 유일하게(?) 해낸다.


그리고 애교쟁이다.

사람들의 로망인 무릎냥이!

그게 바로 우리 사랑이다.


다만..

모색 때문에 편견이 있는 것 같다.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니 사진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종종 있다.

보통 하얀색의 로또라떼를 보면 다들 귀엽다며 난리지만 사랑이 사진에서는 멈칫하는 게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에 찍힌 사랑이는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예쁘지 않게 찍힌다.

내 눈앞에 있는 똘망거리는 눈동자에 귀여움이 넘치는데, 사진만 찍으면 다른 아이처럼 나온다.

늘 실물보다 예쁘지 않게 찍혀 속상하다.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데!

이렇게나 사랑스러운데!!


사람들이 다 알면 좋겠다.

고양이는 다 예쁘다.

고양이는 다 귀엽다.

고양이는 다 사랑스럽다.


검은색의 고양이들이 더 이상 오해받지 않으면 좋겠다.

길에서 많이 보이는 어두운 색의 아이들에게 도둑고양이라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

하얀색이 섞이지 않은 카오스도, 올블래도 모두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녀석들이다.


고양이를 키우시고 싶으신가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한 마리라도 구조해 주세요.

그리고 절대로 절대로 버리지 마세요.


인기가 없어 입양 가기 어렵다해서 데려온 코숏 카오스 사랑이..

키워보니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 집에 사랑이가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사랑이가 없는 우리 집은 상상도 가질 않았다.


사랑..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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