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건 Mar 14. 2024

택배 배달일지 26화 "지원"

"도심 속 택배 근로자의 하루: 신규 아파트 단지의 도전"

팀장이 외조모상을 당해 팀장구역 지원을 하게 되었다. 팀원들은 급작스럽게 가야할곳을 분배받았다. 요즘에는 물량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모두들 지원업무에 큰 부담을 가지지는 않을터였다. 물론 자기 구역이 아닌 낯선곳이라 거부감은 들지만 서로 도와야 하는 입장이기에 다들 잘 나서주었다.


내가 배송해주기로 한 지역은 팀장의 배송핵심 지역인 신규아파트 대단지 지역이다. 팀장 하루 배송물량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곳이다. 나에게 맡긴 이유는 내가 형과 둘이서 하기 때문에 남보다 나을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혼자 배송하면 5시간이 소요되는 지역이라 하니 누가 지원을 나올수 있을것인가. 나밖에 없었다.


내 구역을 빠르게 배송하고 팀장지역의 배송이 시작되었다. 아파트 내의 공동현관 출입구 마스터키를 관리사무소에 협조를 구해 취득했다. 본격적인 배송업무를 하기전 동별로 물건을 분류하고 총27개동중에 14개의 동부터 정리후 배송을 시작했다. 처음 계획은 순서대로 1동부터 14동까지 순서대로 배송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동은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지 않으며 101동 옆에 110동이 붙어 있는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어 차례로 배송할 계획에서 즉흥적으로 하는것으로 변경을 할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신규단지는 아파트 동별 간격이 넓기에 중간에 세워두고 동승자가 걸어서 배송하기가 힘든점이 있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차로 아파트동 가까이 가서 배송을하고 같이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적으로는 손해지만 체력적인 소모가 크기에 그렇게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차량통행이 금지된 인도이기에 운행을 조심히 해야만 했다. 사방에 아이들 천지이며 어른들도 많았다. 신규아파트는 배달하기 좋다고 들었는데 직접해보니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느꼈다. 아파트 엘레베이터는 23층까지 되어있는데 1대뿐이라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택배사랑 겹치거나 입주민들과 함께 엘레베이터를 탈때면 참 서로가 불편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시간소요가 많았다. 팀장이 왜 혼자하면 5시간이 걸리는지 체감하는 순간 이었다.


신규아파트 대단지도 아무리 잘 되어있어도 익숙치 않으면 힘든걸 알았다. 도데체 왜 동호수를 크게 표시를 안해놓는건지 답답했다. 처음에는 관리사무소를 못찾아서 헤메다가 지나가는 꼬마에게 물어봐서 찾아갔다. 아파트 미관 때문인건지 관리사무소나 동 이정표를 굉장히 작게 만들었고 어디를 향하게 해놓은건지도 알기가 힘들었다.


이런 아파트에 나이가 좀 있으신분들은 아마 걷고 헤메다가 탈진하실거 같았다. 상가도 굉장히 멀리 떨어져있다. 넓은걸 좋아하는 나지만 너무 넓은것도 별로 라는걸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이곳 사람들은 택배를 시킬지 모르겠다. 택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수록 돈을 버니까 이익이긴 하다. 일부러 집에 들어가기 힘든 구조로 만들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역시 외국처럼 단독주택으로 지어놓고 1층에서 편히 사는게 최고다.단독주택은 관리할게 엄청많아 힘들다 했지만 엘레베이터에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집에 왔다 갔다 할때면 마치 수용소 같아서 싫을때가 있다. 만일 내가 이 신규아파트 대단지 입주자이고 이곳에 들어올때 5억에서 8억사이의 대금을 치루고 입주했다면 후회했을거 같았다.


집이 넓으면 관리비도 더 많이 나오지 고층이라 엘레베이터 사람 몰리는 시간에 잘못타면 기다려야지 뭐하나 사러 가려면 멀지 날은 춥지 등등 비관적이 되어버렸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배송은 끝났다. 물론 험난한 배송지역에 비하면 배송하기 편한곳은 맞다.


팀장이 자기구역 하다보면 너무 좋아서 현타가 올수 있다 했다. 그런데 내가 오늘 체험해보니 그 정도까지는 아닌걸로 판별되었다. 팀장처럼 차량이 작고 지하로 배송을 다닌다면 조금 나을거 같기는 했다. 비도 안맞도 눈도 피하며 날씨도 바깥에 비하면 덜 춥기때문에 그건 좋을거 같았다.


걷는게 건강에 좋다지만 그래도 뭐든 적당한게 좋은거같다.




구독과 라이킷은 작가에게 큰힘이 됩니다!!




이전 25화 택배 배달일지 25화 "인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