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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Mar 17. 2024

택배 배달일지 27화 "회식"

"택배 동료들의 회식: 이야기가 피어나는 밤"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 이지만 관할지역에 있는 사람끼리는 한 팀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인 회사처럼 직위나 서열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짬밥이라는게 어느정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배송하기 수월한 구역은 택배배송을 오래한만큼 선점하고 있는 경우다. 웬만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구역 변경은 없으며 그만둘때는 자신의 구역을 자신의 차와함께 다음 배송기사에게 매각하는 모양이다.


이전에도 그리했으니까 관행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돈을 주고 산구역이 배송하기 용이한 곳이라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단지 주변동료들에게는 그러한 행위가 달갑게 보이지 는 않을 것이다. 암묵적인 룰이라 할지라도 매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역을 배송하는 기사의 입장을 고려해 본다면 이같은 행위는 부당해 보인다. 만약 내가 그 지역을 돈주고 사는 행위를 했을때 과연 나는 돈한푼 받지 않고 다음사람에게 넘길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당연히 나는 살생각이 없지만 어려운 시국에 나름대로 돈을 벌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같은 점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 있다. 남의 불행을 나의 이득으로 이용하는 행위일수 있지만 거래를 하는 사람이 원하는 수익를 얻게 된다면 그들끼리는 윈윈 하는 형태이다. 고스란히 넘거주는게 바보짓일지도 모른다. 째뜬 돈을 주고 그 사람의 차를 구매할 생각은 없으니까 패스했다.


매달 걷는 돈이 있어서 모처럼 팀 회식을 진행했다.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많이 참석하지 못할것이라 여겼지만 전원 참석을 했다. 참석률이 좋다는 것은 팀장의 리더십 덕분일까 아니면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라 의견공유를 하고 싶어서 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면 물량감소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겨서인거 같기도 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한거 같다.


이번이 2번째 회식인데 지난회식보다 참석률이 좋다는 것은 팀이 점점 안정화 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회식때는 술도 잘 안마시던 형님들이 두번째 회식에는 좀더 마음이 편안해져서 인거 같았다. 나도 같이 어울려서 재밌게 놀고자 했지만 그날따라 탈이나서 제대로 먹지 못했다. 아무리 버텨내려고 해도 뭘 잘못먹었는지 계속 토해서 아쉬움을 뒤로한채 귀가했다. 노는것도 몸이 건강해야 할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몸이 제 컨디션이 아님에도 투정부리던 동료말은 계속 생각났다. 택배하는 사람들은 신용불량자가 많고 사회적으로 힘든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였다. 그리고 배송한 물건을 고객이 받지 못해서 물어내라고 해서 싸웠다는 이야기 그리고 욕망에 관한 내용까지 술을 마시다보니 하고 싶은말 다하는것 같았다. 솔직한 동료이지만 내 의견이 반드시 맞다고 큰소리를 내는 것에는 동조하기 힘들었다. 예를들어 고객이 받지 못했다고 전화가 오지 않았다면 나처럼 증거사진을 들이밀었다면 해결될 일이었다. 또한 그러한 것이 힘들다면 회사에서 요구하는 배달규정을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부재시에 전화를 해봤거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연락를 강구해야 했다. 또한 그 사람이 외국인 이라면 더욱 사진촬영이 필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물건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오배송 일수고 있고 고객이 착각해서 혼동했을수도 있다. 무턱대고 CCTV를 확인해 보라는 것은 좋은 결과를 초래하기 당연히 어렵다. 시간이 없어서 사진을 못찍는다고 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내가 져야한다. 내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된다. 내 눈앞에 물건이 없는데 택배기사한테 따지지 누구한테 말하겠는가. 싸워봐야 결국엔 증거가 없으니 물어줘야 된다. 아직도 그러한 룰을 이해하지 못한게 잘못된거다. 내가 그날 컨디션만 괜찮았다면 그 동료 한창동안 언쟁을 벌였을 것이다. 물론 잘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 동료는 거기까지 인거다.


또한 다른형님이 이야기한 바로는 자기는 택배배달일이 좋다고 했다. 직장상사 스트레스도 없지 업무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는것도 아니고 물건만 가져다 주면 되는일이라 쉽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러한 메리트 덕에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했다. 물론 지역이 익숙치 않아 초반에 고생하는것은 어쩔수 없다. 하지만 그 같은 시간을 이겨내고 내것으로 만든다면 형님들이 말한 직장스트레스는 없는것과 다름없다. 모두들 각자의 사회생활 경력이 있는 만큼 현재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눈치였다. 물론 현재 물량 감소로 인해 전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만큼 빨리 끝나니까 넘어가는 추세다.


어째뜬 팀원인 형동생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좋은시간을 보냈다. 아직 확정된건 아니지만 혹시나 다른팀으로 가게 된다면 실망할까 걱정이 앞다.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말만 나온거지 확정된게 아니기에 그렇다.


끝으로 한 형님이 요새 갱년기 비슷한게 와서 우울하고 짜증난다고 푸념하던게 생각난다. 너무 생각을 많이하고 미리부터 앞일을 내다보기에 그런거 같다. 가끔은 생각을 쉬고 단순하게 사는게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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