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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Mar 28. 2024

택배 배달 일지 30화 "코로나 5일차"

코로나와의 5일간: 고통 속에서 찾은 깨달음과 사회적 반향

코로나 1일차 : 미열발생(얼굴 화끈), 기침(목 내부통증)이 시작하려는지 이상하게 목이 칼칼해짐, 이상하게 자꾸 몸이 쑤시고 추워짐(오한) 그냥 감기로 인식


코로나 2일차 : 고열발생, 기침은 없으나 목이 아픔, 편도선 부음 , 엄청나게 무기력해 지며 조금만 앉아 있으면 몸이 바로 수면을 취하려고 함. 평소 하는 간단한 일조차도 하기 싫어지며 운전이 버거워짐.

병원 직행 -> PCR검사 및 피검사 진행 -> 양성통보

회사에 코로나 통보 하였으나 코로나 초기때나 중반쯤에나 지원이 나왔지만 현재는 그러한것이 없어졌다고 함. 보건소 문의하니 코로나는 신종인플루엔자 급으로 격하되어서 회사에서 조치안해도 크게 문제 없다 말함.

그냥 감기수준의 질병으로 인식( 처음에는 분개 하였으나 일단 상황이 변했으니 빠른태세 전환으로 응대)


코로나 3일차 : 아픈데 어떻게 일하라는 것이냐며 팀장과 실장에게 따지자 현재 하고 있는 물량의 아파트만 다른사람에게 인계해 주기로 하고 번지대는 내가 하기로 협의.

오전에 배송을 끝내려 했지만 점심시간 조금 넘어서 끝이남. 약의 힘과 전날 수액의 힘으로 버팀

집에가서 잠을 청했지만 두통으로 인해 거의 1시간에 1번씩 깨다 자다 반복하며 깰때마다 온몸에 땀이 흠뻑 젖어서 깸.


코로나 4일차 : 잠을 제대로 못잔채 출근했고 약으로 인해 비몽사몽 일함. 전날과 같이 아파트는 내주고 번지대만 배송했으나 점심때 약복용을 조금 늦게 해서인지 두통에 시달림. 거의 10초마다 한번씩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음. 그렇게 괴로워 하다가 잠이듬


코로나 5일차 : 잠을 깊게 잠. 두통은 조금 있지만 머리가 좀 맑아진 느낌. 오전에는 여전히 편도선이 부어있지만 오후쯤 되니 괜찮아짐. 드디어 코로나와의 사투가 끝난 느낌을 받았다.


나름대로는 최대한 전파를 하지 않기 위해 분류할때도 차에 들어가 있고, 사람들이 말걸어도 코로나 환자라고 멀리했다. 또한 엘레베이터를 탈대도 혹시 같이 탄사람에게 전염될까 숨도 좀 덜 쉬어보고 가능하면 혼자 타려 노력했다. 마치 내가 죄인인것처럼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이 사회가 변했다는데 내가 할말이 없었다.

그냥 내 스스로 옥죄였다. 코로나가 다 끝났는데 이제 걸려서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나 혼자 코로나 걸리면 죽는건가 고민했는데 우스웠다. 그래도 한가지 느낀건 그래도 여전히 마스크 쓴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새로운 질병때문인지 아니면 그 사람들도 코로나 환자라서 쓴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뜬 코로나를 한번도 걸려본적 없던 내게 코로나는 지옥이었다.


양성판정을 받은 날에는 아 나도 이제 5일간 격리생활이란것을 해보겠구나 하면서 쉴 생각을 했다. 쉴때는 뭐하는게 좋을까? 공부해야 되나? 글을 좀더 쓸까? 책을 좀더 읽어볼까? 등 많은 기대를 했다. 물론 몸이 아파서 그런게 될리도 없겠지만 그래도 남들 다 그랬다니까 나도 그럴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세상에 마스크 잘쓰고 다니면 된다고 편하게 말하는 입장에서는 이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하물며 코로나가 3번이나 걸려서 베테랑처럼 조언해 주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선발대들이 다 겪고 나서 얻은 결과를 내게 일러주는 거다. 쉽게 말해서 "아무것도 아닌 질병이다" 라는게 답변이다.


코로나는 시간이 많이 지났고 이미 약화가 많이 되었다는게 정설이며 의사조차도 자신도 2번걸렸었다면서 태연히 처방해주는 모습에 어쩌면 그들의 말처럼 쉬운 질병이 된지 오래인 모양이다. 나만 다른 세상에서 살았나 보다. 그래 내가 예전에 난 한번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고 이야기 했을때 사람들이 놀랐을때 나만 걸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혼자 유난떤거 같아 민망했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이 고통을 전해주고 싶지 않았서 이쪽저쪽 알아봤지만 대세는 방치로 바뀐지 오래인듯 하다.


어떻게 보면 좋을일인거 같기도하다. 그렇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던 코로나 인데 이정도로 치부 된다는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 사람들의 말처럼 5일차가 되니 거짓말처럼 나았다. 숨이 안쉬어진다 길래 무슨 말도 안되는 질병이라 생각했는데 정말로 기침을 심하게 하면 잘 안쉬어졌다.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목이 엄청 아플테니 테라플루 마시면 조금나아진다 길래 무슨말인가 했더니 정말로 테라플루만 찾아서 마셨다. 하루에 4포이상 먹지 말라 했는데 더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 사람들이 왜 그토록 타이레놀을 찾는지 몰랐는데 겪어보니까 알게 되었다. 두통이 그리 심한지 몰랐다.


남들 다 본 영화를 뒤늦게야 보고 혼자 빵 터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나아서 다행이다. 또 겪고 싶진 않다. 한번 걸린다고 안걸리는게 아니라니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느낄수 있었다.


살기위해 딸기와 사과, 밥 고기등 미친듯이 먹은게 생각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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