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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Apr 22. 2024

변화의 그림자

해고

회사의 건물은 계약기간이 끝났고 이사를 해야하는 상황이 왔다. 이사할 곳은 차로가면 30분 거리이지만 대중교통인 버스나 지하철 연결이 되어있지 않다. 억지로 버스를 갈아타서 가려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러니까 회사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던 사람들은 모두 정리되는 것이다. 설마 우리를 두고 회사가 이사가겠어? 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고 모두 퇴사처리 되었다. 전형적인 물갈이다. 물은 고이면 썩게 되어있고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초심을 잃는 법이다. 직원들은 우리가 숙련공이기 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한다 했지만 팀의 핵심인원들을 제외하면 사실 버리지 못할것도 아니었다. 걸핏하면 아이핑계로 빠지고 자신의 일정만을 중시하던 행위는 결국 윤사장의 이사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회사는 이사를 갔다. 그 과정에서 정규직원들은 모두 유지가 되었지만 아르바이트는 모두 정리되었다. 그리고 이사한 곳에서 새롭게 구직을 했고 예상보다 많은 이들의 인원이 새롭게 들어왔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관리자인 한소장은 정신없이 일을 몰아 쳤다. 기존에 있던 숙련자들이 많이 없어지자 한소장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에게 친절하게 알려줄만큼 성품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렇다. 한소장은 기존에 하던대로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못하면 화를 내며 질책했다.


하지만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기존에 말을 잘듣던 사람들과는 달랐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들은 한소장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러다 일이터졌다. 한사람이 한소장에 대해 항거하자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손을 놓은것이다. 더이상 한소장의 강압적인 태도와 말투에 참을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평소의 성품상 사실 한소장의 편에 서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자초한 일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안 윤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윤사장은 그냥 넘어가고 싶지만 새로 온 사람들은 양자택일을 원했다. 당장의 일이 산더미인 상황이다. 그들이 없으면 납기일에 물건을 납품할수 없다. 그렇다고 한소장이 그들에게 사과를 할 성품도 아니었다. 애초에 한소장이라는 사람은 윤사장의 이전 직장의 선배다. 그도 컨트롤 하기 힘든 사람이기 때문에 여지껏 한소장이 그같은 행동을 해도 제지할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전시간에 파업하는 형태가 지속되었고 점심시간이 되었고 회사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윤사장은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다들 급작스러운 파업에 밥이 어떻게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채 식사중이었다.


'띠링'

 

윤사장에게로 문자메세지가 들어왔다.

한소장의 메세지 였다.


'내가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던 차는 퇴직금에 포함해서 내게 주시게, 난 여기까지 인것 같네'


그와 같은 메세지를 받은 윤사장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듯 보였고 이내 같이 식사를 하던 임부장에게 반쯤 장난식으로 얘기했다.


'차를 퇴직금에 포함해서 가져가면 퇴직금이 많이 절감 되겠는데?'

'네 아무래도 그렇겠죠'

'잘됬네 어차피 우리는 그차가 필요가 없는데 말이야'

'네..'


평소 한소장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임부장은 내심 잘되었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세훈또한 그동안 한소장의 업무형태를 떠올리면서 이참에 잘되었다 생각했다. 그동안 그에게 당한걸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그였다. 한소장이 그만두더라도 임부장과 직원들이 함께 합심한다면 그의 빈자리 정도는 쉽게 메꿀수 있을것이라 여겼다. 세훈의 생각은 임부장이나 윤사장의 생각과 일치 하는듯 했다.


그렇게 한소장은 해고되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소리쳤고 온갖 악역은 다 해오던 그였지만 결국 그의 성품으로 인해 잘리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한소장이 그만두고 세훈은 드디어 마음껏 일을 할수 있을것 같은 생각에 고무되었다. 이제 눈치 보지 않고 할수 있다 생각하니 몸이 날아 갈거 같았다. 하지만 세훈은 이같은 행보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눈치채는것은 좀더 나중의 이야기다.


그렇게 한소장이 그만두고 전반적인 회사의 실권은 임부장에게 이임되었다. 그야말로 한소장이 그만둘 날만 기다린 사람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새로운 악역이 등장하는 때가 되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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