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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un 03. 2024

새로운 시작

마지막 시작이길?!

새로운 시작


코로나 팬데믹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세훈이 다니던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다시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며 직접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세훈의 회사에 큰 타격을 주었다. 처음에는 조금 불안했지만, 곧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텼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세훈은 매달 월급을 받으면서 "이건 빚급여 같아"라고 생각했다. 사장은 직원들의 월급을 빚을 내서라도 주고 있었지만, 그건 세훈에게 결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회사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불안정한 시간은 계속되었다. 결국, 세훈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월급만 축내고 있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퇴사뿐이야."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잦은 퇴사로 인해 회사에 대한 애정은 이미 많이 식어 있었다. 세훈은 직장 상사와의 갈등이 없고, 온전히 자신의 일만 하면 되는 일을 찾고 싶었다. 또한 사무적인 일에 질려버린 그는 현장에서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여러 직업을 조사하던 중, 세훈은 택배 배달 일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이전에 택배 전산 업무 경험도 있었기에 사무적인 응대나 택배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야." 세훈은 다짐하며 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사장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세훈의 이직을 쉽게 받아들였다. 세훈은 퇴직금에 대한 미련도 과감하게 버리고 택배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새로운 도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택배 배달 업무를 시작한 첫날, 세훈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안고 있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그는 스스로에게 물으며 택배 회사에 도착했다. 구역을 알려주던 친구를 만난 그는 친구의 열정에 감명을 받았다. 그 친구는 세훈보다 한 살 어렸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다.


"나보다 어린데도 이렇게 열심히 하다니..." 세훈은 생각했다. 친구는 세훈에게 300개 이상의 물건을 혼자 새벽 3시까지 연달아 3일 동안 배달한 적이 있다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어?" 세훈은 놀라 물었다. 친구는 미소를 지으며 "가족이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결국 내가 해낸 거야." 세훈은 그의 끈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세훈은 새로운 배달 방식에 도전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물건을 한 건씩 스캔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새로운 방식은 물건을 집 앞까지 배달한 후 일괄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이게 더 효율적일 거야." 처음에는 스캔 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빠르게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오배송 연락이 자주 오기 시작했고, 재배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평소보다 더 많이 늦어졌다.


"실수니까 다음에는 괜찮아질 거야." 세훈은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오배송이 자주 발생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시간에 쫓기게 되었다. "왜 이렇게 되는 거지?" 잠들기 전에 그는 실수가 스캔 방법의 차이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전에 하던 대로 해야겠어." 세훈은 결심했다.


다음날, 세훈은 원래 했던 방식으로 돌아갔다. 오배송은 사라졌고, 확인하는 습관 덕분에 배달 정확도가 올라갔다. 가끔씩 걸려오는 고객 서비스(CS) 문제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확인하는 게 중요해. 이런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증거 사진이 필요해." 세훈은 스스로 다짐했다.


다른 구역의 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세훈은 차를 대놓기 좋은 곳으로 알려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세훈의 배송 건은 많지 않았기에, 같이 한 번 돌아보고 내일 코드와 함께 물량을 받기로 했다. "생각보다 지역이 넓어서 어느 정도 수량을 해야 기름값 빼고 남는 게 있을까?" 세훈은 생각했다. 하지만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는 어쩔 수 없었다. 세훈은 삼각김밥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긴 시간 일을 해야 해서 에너지를 비축해두기로 했다. 정리할 게 많아 출발이 늦어졌지만, 미리 정리하고 나오는 흐름에 맞춰 재구성했다.


구역을 인계해주는 전임자가 도착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이런 날씨에 일하다니... 왜 이렇게 되는 거야?" 다행히 전임자가 우의를 두 개 가지고 있어 쫄딱 젖을 뻔한 상황을 면했다. 전임자의 열의에 놀란 세훈은 "정말 대단한 친구야."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구역은 언제나 생소했다. 전임자와 구역을 같이 돌 때와 세훈이 스스로 돌 때는 완전히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 "이 구역을 수십 번, 수백 번 돌면 구석구석을 모를 수 없겠지만, 처음이라 힘드네." 세훈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세훈은 느긋하게 돌고 싶었지만 마음이 급해지는 것은 여전했다. 지연되는 시간이 생기면 전체적으로 늦어지고, 퇴근 시간이 늦어지면 이동 시간이 더 걸리며, 고객들도 늦게 받아 불편해했다. "택배는 72시간 내에 배송하면 된다는 규칙이 있지만, 하루 만에 배송되지 않으면 난리가 나지." 세훈은 중얼거렸다. 늦어지면 체력도, 정신력도 떨어지고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야 했다.


비가 오는 날, 세훈은 무거운 짐을 들고 복잡한 골목을 헤치며 이동했다. "이게 진짜 택배 일의 현실이구나." 그는 비에 젖은 몸을 털며 중얼거렸다. 힘든 하루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구역에 적응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지." 세훈은 다짐했다. 그렇게 세훈의 새로운 일상은 시작되었다.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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