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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上(3) - 서초여성가족플라자

'직장인을 위한 싱잉볼 명상 요가'

by 도현

경국사, 웰니스 통합의학, 그리고 개인 레슨을 함께 시작할 무렵, 소리 없이 다가온 기회가 내 마음의 문을 톡! 두드렸다. 바로 서초여성가족플라자에서 요가 수업을 맡아달라는 연락이었다. 센터 팀장님과의 미팅을 통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요가와 명상 수업이 처음 개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이 여정을 함께하게 되었다.


내가 간호사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의 회복에 관심을 가지고, 싱잉볼 연주까지 가능한 점이 수업 기획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비록 우리 집에서 서초까지는 왕복 1시간 20분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이 소중한 인연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2024년 4분기, 풍성한 가을의 화요일 저녁을 맡아 책임 있게 수업을 이끌었다.


서초여성가족플라자는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평생교육, 경력개발, 공유와 나눔이라는 키워드 아래, 어학·경제·IT·미디어·피트니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나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8시 20분까지, 직장인을 위한 웰니스 프로그램인 '마인드풀니스 요가 & 싱잉볼' 수업을 진행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배고픔을 달래가며 서초센터에 도착한다. 그 시간대에 베이킹 수업을 하는중 이여서 향긋한 빵 냄새가 나의 발걸음을 멈추곤했다.


이곳은 큰 강의실과 폼롤러, 매트, 블루투스 스피커, 블럭, 스트랩 등 기본적인 수업 도구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업 준비가 한결 편했다. 나는 항상 수업 시작 30분 전쯤 도착해 공간의 분위기를 가다듬고, 몸을 천천히 풀어놓는다. 공용 공간에는 책도 읽을 수 있고 작업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 커피 한 잔과 함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딱 좋다. 부랴부랴 급하게 준비하는 모습 대신, 선생님으로서 여유롭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해야하는 나만의 철학이있다.

수업에 참여한 회원분들 대부분은 요가와 명상이 처음이었다. 사실, 초보자분들을 만날 때면 마음이 조금 더 쓰인다. 요가와 명상에 대한 첫 인상이 그분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요가는 참 편안하고 힐링된다", "가끔 집에서 10분만이라도 명상을 해볼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나는 선생님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찾아오는 저녁 수업이었기에, 대부분은 마음의 안정과 몸의 이완을 원했다. 그래서 '센터링 메시지'를 더 깊이 전달할 수 있었고, 수업 안에서의 고요함이 더 잘 스며들었다. 12주 동안 우리는 함께 걸음을 맞췄다. 처음엔 어색한 표정과 서툰 동작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눈인사를 건네고, 어려운 아사나 이름도 익숙하게 외우며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명상조차 3분을 버티기 힘들어 눈을 깜빡이고, 자세가 불편해 몸을 들썩이던 분들이 점차 5분, 7분, 10분으로 시간을 늘려갔다. 나는 1~4주차까지는 반복적인 움직임과 차분한 설명으로 몸과 마음이 수업에 익숙해지도록 도왔고, 아로마 오일, 인센스 스틱, 손편지 등을 활용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며 라포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감정을 주제로 한 명상들도 단계별로 진행할 수 있었다.

바디스캔 명상, 먹기 명상, 현존 명상 등 다양한 명상기법을 통해 명상이 어렵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도록 매 수업을 진심으로 준비했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나와 마주할 때, 삶은 어느새 제자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명상은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만나는 순간이다. 앉아 있든, 걷고 있든, 밥을 먹고 있든 우리가 무엇을 하든 간에, 내면의 소음을 잠시 꺼두는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회복한다.


서초에서의 첫 수업이 아직도 마음에 선명하다. 상, 요가 도중 자세에서 빠져나와 아기자세로 쉬던 분들, 혹시 수업이 힘들진 않았을까 돌아오는 길에 걱정도 했지만, 다음 주에도 변함없이 참여해주셨다.


그건 내게 큰 위로와 확신이 되어주었다. 화요일 밤, 나는 그들과 함께 움직였고, 함께 멈췄으며, 함께 호흡했다. 화요일 밤, 그 시간은 그저 수업 이상의 것이었다. 하루의 끝자락에 스미는 따뜻한 호흡, 서로의 안부를 담은 눈빛, 그리고 내 마음이 나 자신에게 다정했던 순간. 그 모든 것이 곧 요가였고, 명상이었으며, 나에게는 ‘충분했던 하루’의 증명이었다. 나마스떼

사랑을 담아 움직이라- Ahimsa: the way of peace 폭력이란 '마음의 상태'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오늘 우리가 하는 모든 자세는 해로운 마음에서 비롯될 수도, 무해한 마음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몸을 억지로 움직이는 대신에, 몸이 사랑을 담아 움직이게끔 놓아주세요.


바디스캔명상 & 올바른 정렬

움직임을 통해 몸을 치유하다.


내 몸을 바르게 쓰는 것. 움직임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 몸의 불균형 감각. 신체부위 중 어떤 곳이 불편한 지 알아차리고 혹은 더 잘되는 곳은 왜 잘되는 지도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눈을 감고 처음에 느꼈던 내 몸과 지금의 몸을 비교해보고 불편했던 곳은 조금 편안해졌는지, 무거웠던 곳은 가벼워졌는지 차분히 느껴보려고 해봅니다.

“내 몸인데 한쪽으로만, 한 부위로만 힘을 주고 조절하는 것이 맘대로 안되는 느낌이다”


“누워서 한쪽 엉덩이를 들어올릴 때 다리와 팔까지 시원했다”

“오른쪽보다 왼쪽 힘이 강한게 느껴진다. 척추측만증의 영향인가보다”


싱잉볼 소리와 함께 바다스캔명상에 들어가면 참 도움이 된답니다. 내 몸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세요.




먹기명상은 우리 앞에 놓인 음식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오각을 이용하는 마음챙김 중 하나입니다.


저는 먹기명상이 꼭 필요한 사람인데요. 항상 이동하고 바삐 움 직이기 때문에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는 용도이고 빠르게 먹다 보니 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열흘에 한 번씩 이라도 실천하고 있어요 내 몸을 소중하게 대하고 음식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음식은 정성이 가득 담겨져있어요. 그리고 햇빛, 흙도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 등 자연이 필요하구요. 이 음식이 저절로 태어나지 않잖아요? 농부들의 수고, 여러 사람들의 땀방울이 담겨져있어요. 시링과 보살핌을 받은 건강한 음식을 내 소 중한 몸에 넣어주세요.


먹기명상 동안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 건지 무엇을 씹고 있는 지 알아차려야합니다. 차분히 아무생각 없이 음식에만 주 의를 기울이세요. 그리고 건강한 음식을 넣어주며 내 몸을 보살 펴줍니다.

어떤 음식이든 상관없어요! 간단한 라떼 한 잔이여도, 초콜릿 한 조각이여도 그저 이 음식을 알아차리고 그걸 먹는 나에게 몰입 해봅니다.


우리는 현존해야합니다. 마음이 현존하지 않으면 소란하고 산만합니다. 눈으로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습니다. 들으려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씹어도 맛을 음미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 건지 무엇을 씹고 있는 지 알아차려야합니다. 차분히 아무생각 없이 음식에만 주의를 기울이십쇼. 그리고 건강한 음식을 넣어주며 내 몸을 보살펴줍니다. 음식에 대한 감사함이 자연스레 드실거에요.


개인적으로 서초 수업을 준비하는 동안 나도 명상에깊이 빠지고 혼자서 계속 공부했었던 기간이다. 책도 읽고 명상에 관한 자료들을 살펴보며 회원분들께 하나라도 더 알려드릴려고 노력했다.


내가 느껴보고 감각하고 알아차린 순간을 공유하고.

-자연스레 호흡이 드나드는 것을 알아차림

-억지로 호흡을 조정하지 않아요.

- 편안하면 편안한대로 ,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두고

- 생각이나 감정.감각이 일어나도 '그렇구나' 알아차리기

-생각, 감정, 감각이 사라지면 다시 호흡 알아차리기


그렇구나. 어떠한 순간에도 멈춰서서 그렇구나.


이 기간 동안 나만의 프로그램을 구성했기에 멋진 결과물을 간직할 수 있었다. 명상 + 요가를 주차별로 기획해 기본을 확실히 다지며 서초의 가을을 넘어 겨울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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