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타 워크숍>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했다. 변화에 적응하느라 균형을 잃기 쉬운 시기였고, 그래서 깊은 요가가 필요했다.
1월 19일과 26일, 주말 이틀에 걸친 명상하타 TTC를 신청해 수료했다. 주말마다 이어진 그 시간은 나에게 다시 ‘호흡’을 돌려주는 생명력 같았다.
당시 나는 병원과 요가원을 오가며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었다. 일정은 촘촘했고,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자주 찾아왔다.
‘나는 올바르게 실천하고 있는가?’
‘내 수련은 어디를 향하는가?’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이너OO 지은 선생님의 명상하타 과정을 보게 됐다. 평일에는 간호사 일을 병행하던 시기였지만, 일요일 일정이 내 상황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어쩌면 예정된 만남처럼 자연스러웠다.
요가원에 도착하면 우리는 먼저 120분간의 수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은선생님의 수업은 강하면서도 부드럽다. 수련은 곧장 변화로 이어졌다. 아사나 연습에서 손과 발이 안정적으로 지면을 ‘잡는’ 감각이 생겼고, 처음으로 카포타 아사나를 시도해보기도 했다. 선생님의 핸즈온 덕분에 자세에 안정적으로 들어가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려운 아사나를 시도할 때는 나와 선생님의 연결이 분명히 느껴졌고, 그건 서로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이 공간의 에너지가 도현님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나 또한 그렇게 느꼈다.
숨이 막히는 구간이 점차 줄어들었고, 그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그 진입점으로 더 과감히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호흡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숨을 억누르거나 피하는 대신, 숨의 흐름을 관찰하고 신뢰하게 되었다.
이후 지도자 과정에 참여한 12명은 원을 이루어 앉아, 명상과 하타가 결합된 이론 수업을 이어갔다. 화이트보드에는 ‘마음·무의식·감정·감정조절’, ‘생각·의식·사유’, 그리고 ‘알아차림’ 같은 키워드가 적혀 있었다.
수업은 이 단어들 사이의 관계를 실제 경험으로 풀어내는 시간이었다. 욕구를 억누르거나 밀어내는 대신, 그것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알아차리는 연습을 권했다.
‘알아차리고, 비우고, 지금 내가 현재 여기 있구나.’
아사나에서도 집중이 흔들리면 호흡을 통해 매트 위의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 이번 과제 중 하나는 ‘수행자로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일상에서 습관이 올라올 때마다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연습, 대화 중에는 ‘내가 옳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두고 끝까지 경청하는 연습.
쉽지 않았다. 요가를 통해 이론적으로는 ‘마음을 바라보라’는 가르침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었다. 거의 이십 년 가까이 굳어진 사고방식과 반응의 패턴을 바꾸는 일은 느리고 때로 불편했다. 하지만 반복된 수련과 통해, 그 배움이 점차 몸과 마음의 층위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머리로만 알던 ‘알아차림’이 조금씩 행동과 태도로 옮겨지며, 겸손하게 관계를 대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힘이 자라기 시작했다.
지은 선생님의 티칭은 단순한 동작 전달을 넘어, 기본 아사나의 정렬과 원리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이미 기본기를 갖춘 강사로서 이전에는 놓치기 쉬웠던 세부를 의식하게 되었고, 그만큼 더 구체적인 시선으로 수련을 바라볼 수 있었다.
요가 수련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과정이다. 혼자 몸의 형태와 한계를 마주해야 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손길로 미세한 교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궁금했던 점들을 모두 질문하며 해소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들은 내 수련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고, 지도하는 수업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의 내 수업은 회원들이 스스로의 진보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조금 더 정교하고 깊이 있게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날들의 사진들을 다시 보니, 마지막 날 소감을 나누며 눈물바다가 됐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서로의 진심이 오가던 자리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니, 사진 속 내 얼굴은 눈물로 퉁퉁 부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얼굴이 참 편안해 보였다.
일상의 역할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요가인 도현’으로 머물 수 있었던 시간. 그곳에서 나는 수행자로서의 작은 결심들을 하나씩 수집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결심들은 나를 움직이는 실용적인 규칙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나에게 요가는, 다시 숨 쉬게 하는 법을 가르쳐준 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