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포나"를 읽고
-포나
-정은우 연작소설
-자이언트북스
여러분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나요, 현실과 타협하고 있나요?
여러분의 삶의 선택권은 여러분 스스로에게 있나요?
소설 "포나"의 제목은 작중 등장하는 AI의 이름이다. 그럴듯하게 조언하거나 결과물을 제시하는 여느 AI와 다르게 세상의 정보보다는 사용자의 정보를 취합해 최선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차별화된 AI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대처할 방법을 조언하고 각종 예약을 대신하고 최적의 경로를 제시하고 내 삶의 방향을 어디로 향하면 좋을지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는 포나. 사용자 정보를 분석해 나와 맞는 반려의 선택지까지 찾아준다니, 어쩌면 포나는 똑똑한 척하지만 실수도 많고 오류도 많은 여느 AI보다 훨씬 위험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은 편리한 도구에 불과했다. 그 편리하다는 점에 속아 의지하는 순간, 바보가 되고 말았다. p.396
소설 "포나"는 발레를 인연으로 만난 세 친구 정서, 현정, 연우의 삶을 따라가며 각자의 삶을 어떻게 일궈나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무용계의 혹독한 현실과 함께 일상 어느 곳에나 존재하게 될 AI의 모습을 그려보게 한다.
정서 - 누구보다 정확하게 동작을 할 수 있었지만 그 안에 느낌을 불어넣기는 힘들어하던 정서는 포나가 자신의 성향과 성적 등 여러 지표를 분석해 제시해 주는 직종 중 은행원을 선택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빛나는 발레리나가 되어 있을 것 같던 한사라는 상황이 안 좋은 청소년들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어 나타난다.
현정은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이던 할머니 평화가 세상을 떠난 후 장애가 있는 동생과 동생에게만 관심과 애정을 쏟는 부모님과 함께 지내느니 홀로 지내는 것을 선택한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려운데, 좋은 부모가 되는 건 더 어렵죠. 스스로 좋은 부모라고 믿는 건 더 심각하고요. 기대치와 결괏값 차이가 큰 거니까요. p.137
연우 - 세 친구 중 유일하게 발레 무용수로서의 삶을 계속 이어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버티고 버티는 것만이 오래 살아남는 방법. AI에 의지하는 친구들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연우. 하지만 발레를 계속하려면 몸 관리를 포함해 여러 용도로 포나를 쓸 수밖에 없다.
무용계는 하나의 세계였다. 저마다의 규칙과 논리로 굴러가는 세계, 살아남는 건 물론이고 제자리를 잡는 것도 어려웠다. p.142
감정선이 매우 섬세하고 밀도 높게 그려져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특히 인공지능 연구원이었던 현정의 할머니 평화와 포나 개발자인 누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인공지능에게는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 누리는 그것을 '실수'와 '실패'라고 했다. p.145
이 작품은 세 친구의 삶과 꿈, 우정을 그리고 있기도 하지만 앞으로 AI가 인간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을 믿느냐, 인공지능을 믿느냐. 사실 인간 자산관리사도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편이니 어느 쪽을 택하든 운용 결과는 딱히 다르지 않았다. 누구에게 맡길지 지정하는 건 결국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 사실 자신이 저지른 실수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는 대신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것뿐이니까. p.78
미래는 일말의 가능성이다.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들어서느냐에 따라 목적지가 달라지듯 매 순간 내가 하는 선택이 그다음 순간을 바꾸고 먼 미래까지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게 될 거다. 과거에는 부모님께서 일러주시는 길을 따라 진로를 선택하고 살아갔다면 미래에는 AI가 선택해 주는 최적의 코스를 따라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내 최선이다, 더 나은 선택지는 없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 최선이, 최적의 선택이 있을까?
가짜가 더 완벽하고 안전해 보이는 세상이었다. 진짜는 결함투성이고 연약했다. 가짜는 언제든 또 다른 가짜로 대체할 수 있지만, 진짜는 대체될 수 없었다. 부서지거나 사라질 뿐. p.138
아차 하며 실수도 하고
실패에 좌절하며 쓴 소주 한 병 들이켜고서 다음날 쓰린 속을 부여잡고 다시 일어나는 게 삶이지 않을까.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아이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님들
+ 발레를 비롯해 무용을 진로로 하는 친구들
+요즘 AI에 너무 빠져있나 싶은 분들
+잘 살고 있는 건가 회의에 젖을 때
*출판사의 서평단에 참여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