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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승 Sep 13. 2022

불우(不遇)와 해후(邂逅).

-나부터 그렇게 할게.

* 불우(不遇):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 그렇다는 뜻.     

* 해후(邂逅): 허물없이 사귀는 관계로서 만나서 기쁘다는 뜻.      


불우 이웃 돕기. 초, 중, 고 시절에 가끔 열렸던 행사다. 돈이나 물품을 모아,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해 주던 행사다. 근데 지금 불우의 뜻을 알고 봤더니, 예전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뜻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힘내라! 힘내라! 그대들은 단지 때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그때 돕겠다고 나섰던 게, 좀 그렇다. 뭘 돕겠다는 거였지. ‘때 만나기’를?! 암튼 그래도 좋은 일인 건 확실하다.      


2022년 4월 29일, 약 40년 만의 만남이다. 정연0, 김기0, 백승0, 조승0 그리고 이태승, 총 5명이 만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이다. 모두가 처음이라는 건 아니다. 어색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신기하다. 5명 모두 비교적 때를 잘(?) 만난, 불우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돌아가면서, 각자가 간단한 이력을 말하고, 연이어 질문을 듣기로 했다.     

김기0(포스코 건설 이사 재직 중): 회사 입사 후, ----(중략)---, 아직은 돈을 더 벌어야 할 것 같아.     

조승0(삼성전자 부사장 재직 중): 기0아, 돈을 더 벌어서 무엇 하려고 하니?(기0이는 강남과 송도에 아파트를 포함하여 상당한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내와 딸 한 명이 있다.)     

김기0: -갑자기 멍한 얼굴-(왜, 돈 벌려고 하지!!)      


말이 없다. 김기0이는 자신이 불우하다고 느껴서 그런가! 설마. 만일, 그렇다면 말해야겠다. ‘기0아! 너는 절대 불우하지 않아! 주변을 돌아봐. 너도 열심히 노력했고, 실력도 있지만, 때도 그만하면 괜찮지 않았니!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하지 못해서 걱정 많은 거 잘 알잖니. 젊은이 세대가 때를 잘못 만나, 부모인 우리 세대보다 더 가난하게 살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참 걱정이다. 그치!’     


친구 모두에게 해후가 준 깨달음이었으면 좋겠다. 우린 불우한 세대가 아니라는 걸. 이만하면 참으로 감사해야 할 거라는. 이제는 가진 걸 나누었으면 더 좋겠다는. 불우(?) 이웃과 말이다. 나부터 그렇게 할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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