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행복한 독수리 최강 한화 <4>

대전을 축제의 장으로 만든 야왕(野王) 신드롬

by 김일주


2011 시즌 한화는 전문가들과 팬들로부터 최하위로 평가받는다. 류현진을 제외한 투타 모든 전력이 허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6위로 시즌을 마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몇몇 선수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으로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최악의 부진(6승 1무 16패 승률 0.273)을 딛고 5월부터 서서히 반등해 이변을 일으키며 명승부를 보여줬다. 한화가 반등한 데에는 한대화 감독의 지략과 리더십이 있었다. 팬들은 한대화 감독에게 ‘야왕 (야구의 왕)’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여주었다.


대전을 뜨겁게 달군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


한화는 5월 한 달간 정확히 5할 승률(13승 13패)을 기록하며 강팀과의 승부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근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2011년 6월 10일 상위 팀들과의 격차는 벌어져 있었지만 가을야구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한화는 한 명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는 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에서 활약한 카림 가르시아가 바로 그 선수였다. 롯데에서 3년 동안 통산 홈런 85개를 기록했던 거포의 영입은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가르시아가 온 후 한화 타선의 무게감은 이전과는 확 달라졌다. 상대투수들도 한화 타선을 상대하는데 이전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가르시아는 6월 10일 복귀 첫 경기에서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1안타를 치며 무난한 한국 무대 복귀 신고를 알렸고, 6월 14일 홈경기 데뷔전에서는 기아를 상대로 7회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빠른 속도로 복귀 시즌에 적응해 나갔다. 그리고 6월 15일부터 3일 동안 가르시아는 제대로 자신의 귀환을 알리며 대전에 가르시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15일 기아를 상대로 6회 2사 만루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쳤다. 비록 팀은 다시 역전패했지만 5경기 만에 첫 홈런을 날리며 한화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겼다. 그리고 16일 다시 기아를 상대로 가르시아는 7회 한화가 2대 1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초구를 받아쳐 6대 1로 달아나는 만루홈런을 쳤다. 이틀 연속 만루홈런. 한화는 이날 가르시아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리고 가르시아는 다음날 17일 두산을 상대로 연장 10회 말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리며 11대 8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 냈다. 3경기 연속 홈런. 세 경기 중에 두 경기 연속 만루홈런과 마지막 끝내기 3점홈런으로 임팩트가 어마어마했고, 그것도 홈구장 대전에서만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대전 시민들은 가르시아 신드롬에 빠져들게 됐다. 가르시아가 가세한 한화는 6월 한 달간 12승 10패로 승률 5할을 넘기며 가르시아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6월 10일부터 팀에 합류한 가르시아의 최종성적은 72경기 타율 0.246, 66안타, 18홈런(전체7위), 61타점으로 타율은 낮았지만 여전한 장타력과 찬스에 강한 해결사 면모를 보여 한화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시즌 중반 교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데니 바티스타도 한화 돌풍에 큰 역할을 했다. 2011년 7월 6일부터 팀에 합류한 바티스타는 198cm의 장신이자 직구 평균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바티스타는 그동안 팀의 약점이었던 마무리투수 자리를 꿰차며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11번의 세이브기회에서 10번의 세이브를 달성하며 한화도 오랜만에 안정된 마무리투수를 갖게 됐다. 그 해 바티스타의 최종 성적은 27경기 3승 무패 10세이브 35.2이닝 방어율 2.02 61탈삼진 피안타율 0.153. 블론 세이브는 1개에 불과했다. 바티스타 합류 후 한화는 경기 후반 역전당하는 경기가 줄어들었고,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며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 생겼다.


2011시즌을 화려하게 빛낸 야왕(野王) 신드롬


한대화 감독도 ‘야왕 신드롬’을 일으켰다. 4월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5월 이후 53승 1무 56패를 기록하며 5할에 근접하는 승률로 팀을 일으키며 팬들에게 ‘야왕(野王)’이란 별명을 얻게 됐다. 승부처 때 대타 기용 등 선수 기용마다 성공을 거두며 전술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해 최종 6위(59승2무72패)로 2011 시즌을 마쳤다. 한화의 선수층을 감안하면 2011시즌은 나름 저력을 발휘하며 성공한 시즌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한대화 감독은 특유의 친근한 사투리로 각종 어록과 유머를 발산하며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예끼!’의 등장


2011년 5월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한화 대 LG전. 이날은 한화팬들에게 기억될만한 하루였다. 경기는 1대 0 패배였지만, 바로 이날 한대화 감독의 어록을 대표하는 ‘예끼’가 탄생한 날이었다. 한화의 마지막 공격인 9회 초 2아웃 1, 2루에서 이양기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가 홈에 파고들었으나 상대 포수 조인성의 블로킹에 걸려 태그아웃됐다. 홈에서 당한 억울한 아웃 판정에 격분한 한대화 감독은 주심에게 몇 마디를 던졌다. 한 감독의 입에선 어떤 말이 나왔을까. 당시 방송에 그 목소리는 잡히지 않았지만, 다음날 그 내용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내내 심판의 몇몇 애매한 판정에 불만이 누적된 한 감독이 결국 마지막 순간 폭발한 것이다. ‘예끼 사건’의 탄생이었다. 한편 ‘예끼 사건’ 이후 팀은 반등에 성공하였고 한화팬들 사이에서도 상대 투수가 견제할 때 ‘예끼’라고 외치는 하나의 응원 구호로 사용되기도 했다.

keyword
이전 03화내일은 행복한 독수리 최강 한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