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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운 Oct 20. 2024

올바르게 숨 쉬는 방법 side B

당신과 나의 숲


당신과 나의 숲



나는 숲의 한가운데 있다

화창한 날에는 조금 따사롭고

밤에는 깜깜이 어두운 그런 숲


햇빛이 날카로운 날에는

그늘이 썩 반가워

하지만 매일 밤 나는 두려움에 떤다

어둠이 나를 집어삼킬까 봐

나도 이 어둠의 일부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에

낮보다도 눈을 더 크게 뜨고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 듣고 삼킨다

이 숲은 내가 전부 알 수 있을 만큼만 커서

나는 이 숲의 밤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나는 이 숲이 무서워

해가 떠야만 잠들고 말아

어둠 속에서만 살고 있다


이 숲은 새로 태어나지 않아

그래서 죽지도 않아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스러지지 않을

당신이 세운 나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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