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유수 Jun 05. 2023

현재 대한민국의 2030 세대는

2030 청년들의 삶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15세~29세의 청년 인구 중 구직활동도, 일도 하지 않는 청년이 49만 7천 명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마 30대 조사 결과까지 포함하면 5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취업 준비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들이 50만 명이 넘는 것이다. 심지어 그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청년들 조차 줄지어 퇴사를 하고 있어 각 지자체에서는 MZ세대 공무원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년들이 일을 하지 않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다.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과도한 업무,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는 직장생활 등이 대표적인 이유다. 현재 청년 세대는 가정을 부양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던 5060 세대와는 가치관이 확연히 다르다. 평균 혼인 연령이 높아지고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당장 부양할 가족이 없는 청년들이 부당한 조건을 감내하고서까지 일할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일하지 않는 청년은 넘쳐나는데도 중소기업이 구인난을 겪는 이유는 왜겠나. 당연히 청년들은 높은 임금, 다양한 복지가 보장되는 대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청년들에게 강도 높은 업무를 요구하면서 그만큼의 임금은 제공하지 않는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해 왔다. 취업을 목표로 초, 중, 고, 대학교, 취업 준비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청년들의 노력과 노동력을 '열정' 운운하며 당연하게 후려쳐온 대가가 지금의 중소기업 구인난으로 이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일하지 않는 청년이 많다는 것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미룰 예정인 청년들이 전보다 더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웨딩업체에서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예비부부가 결혼을 하는데에 드는 평균 비용이 최소 3800만 원이라고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최소 비용일 뿐,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돈이 들 것이고 결혼식 규모에 따라서 비용이 플러스알파가 될 것이다. 그러니 3800만 원만 있어도 결혼할 수 있다는 말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어불성설이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결혼에 필요한 비용이 이렇게나 큰데, 일도 안 하고 구직활동도 안 하는 청년들이 과연 결혼 적령기까지 그만한 돈을 모을 수 있을까? 모았다 해도 그동안 힘들게 모은 돈을 결혼하는 데에 선뜻 다 써버릴 의향이 있을까?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초혼 평균 연령은 여성 31.3세, 남성 33.7세이다. 90년대에만 하더라도 남녀 모두 20대에 결혼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20대에 결혼하는 부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결혼에는 준비가 필요한 법이고 그 준비는 보통 금전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청년을 기준으로 빨라야 여성은 24세에, 남성은 26세에 첫 직장을 다니게 될 텐데 결혼을 목표로 아득바득 아껴 쓰고 돈을 모으지 않은 이상 5년 내에 결혼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그러니 결혼적령기가 20대라는 말은 옛말이 될 수밖에. 아마 큰 이변이 있지 않은 이상 초혼 평균 연령은 앞으로도 더 오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어찌 됐든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든 조건을 딛고 결혼하는 청년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코로나 시기에 주춤했던 혼인 건수가 올해 초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론 80년대에 40만 건에 육박했던 혼인건수가 22년도에 19만 건으로 줄어든 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80년대에 결혼한 부모들이 낳은 자녀가 현재의 2030 세대인데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고 아이를 낳아야 출생률이 올라갈 텐데, 모순적이게도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고소득 맞벌이 부부일수록 출산을 기피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는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가 비단 경제적인 문제 한 가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청년들은 어째서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걸까. 나는 다음부터 쓸 글에서 저출생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여러 개의 챕터로 나누어 요목조목 설명하려고 한다. 청년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기성세대들은 나의 글을 읽고 청년들이 아이를 낳았을 때 겪게 되는 고충들을 부디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길 바란다.

이전 01화 애를 왜 안 낳냐고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