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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수 Sep 29. 2023

아이는 부모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글을 마치며

이틀 전 올라온 기사에 올해 출생률이 0.6명대가 나올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작년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대한민국 전체가 떠들썩했는데 만약 0.7이라는 숫자마저 깨버린다면 어떠한 반응들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당장 자신이 먹고살기 급급한 청년들은 출생률이 떨어지든 말든 심드렁할 것이고,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아도 아이를 낳긴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으려는 청년들 때문에 정부는 발을 동동 구르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지금까지 설명했듯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문제들을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출생률이 반등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 어지럽고 어려운 대한민국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아이들이 청년이 되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했다 한들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을 쉽게 하지 못한다. 지금껏 자신이 살아온 삶이 너무 벅차고 힘들었기 때문에 이 경험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출생률과 관련된 뉴스의 댓글을 보면 청년들 뿐만 아니라 중장년들까지도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오죽하면 누군가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오히려 모성애, 부성애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아이를 낳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 아님을 실감하게 하는 말이다.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강요하는 기성세대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청년들 중 '나 또는 배우자를 닮은 아이(손주)가 보고 싶어서', '아이를 직접 키워보고 싶어서', '아이가 생기면 내가 행복할 것 같아서'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는 이러한 말이 태어날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태어나지 않을 선택권 없이 오로지 부모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태어난 아이들은 국민이 행복하지 않은 이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부모들에게 진지하게 묻고싶다. 걱정되지 않는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아이들의 미래가?


아이는 낳아놓으면 알아서 큰다는 말은 전부다 옛말이고 이 또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아이는 절대 알아서 크지 않는다. 아이 한 명을 기르는 데에도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고 성장 시기에 따라 적절한 정서적인 지원도 필수로 제공되어야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에서 아이를 키울 때 타인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자녀를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을 때 아이를 낳아야 적어도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이 부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아이를 갖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여러 소주제로 나눠서 대한민국의 저출생 현상의 진짜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다. 이 글을 연재하기 위해 많은 기사와 통계자료를 찾아봤고 커뮤니티나 유튜브 댓글을 통해 국민들의 여론도 관찰했다. 저출생 원인에 대해 쓰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많이 담았지만 적어도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내 글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꽤 많은 사람이 내 글에 공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절대로 이 글을 가벼운 마음으로 쓰지 않았고 저출생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상황이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연재했다. 다소 지루했을 법한 글을 읽어주고 공감을 표시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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