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장례식날 언니처럼 위로해 준 원장님

울어도 되고 위로받아도 돼.

by 아름드리

어머님의 위독하시다는 전화가 새벽에 왔다. 어머님은 둘째 아들을 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기다리고 있었다. 둘째 아들이 도착하자마자 어머님은 아들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 눈을 감으셨다. 이제 정말 혼자되어 버린 둘째 아들, 내 남편이 결혼하고 처음으로 전화를 하며 펑펑 울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어. 진짜 이제 나 혼자네. 마음이 아프다 "


전화기 소리로 흐느껴 우는 소리가 너무나도 안쓰러웠다.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랐다.


"여보 나랑 우리 애들이 있잖아. 그냥 펑펑 울어. 오늘은 마음껏 울어도 돼"


아이가 어려 따라가지 못해 주었던 게 못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친정엄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새벽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눈물이 이슬처럼 맺혀있는 남편을 보며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었다. 상복으로 갈아입자 어린이집이 생각났다. 원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원장님 오늘 새벽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 선생님이 안 와서 햇살반 친구들이 걱정할 거 같아요. 원장님이 잘 이야기해 주세요. 수업자료는 사물함 위에 올려있어요. 성준이 할머니가 시골에 다녀오셔서 오늘 늦게 하원한데요. 또 뭐가 있더라. 제가 정신이 없어서요. 사실은 눈물만 나와요."


"선생님 어린이집 걱정은 그만해요. 내가 알아서 할게. 괜찮아? 울어도 돼. 실컷 울어 알았지. 시어머님 좋은 데 가셨을 거야. 힘내고 내가 가볼게"


"아니에요. 원장님 차량도 하시고 주방에서 간식이랑 점심도 하고 저희 반도 봐주셔야 되는데 너무 힘드세요"


"우리가 몇 년째 같이 일하는데 이럴 때는 언니처럼 생각해. 언니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장례 치르는 동안 언니라고 생각하고 모르는 거 있을 때 무서울 때 힘들 때 전화해"


"고마워요 원장님. 엉~ 엉"


바닥에 주저앉아 아이처럼 울었다. 나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장례식이 걱정도 되고 무서웠다. 정신없이 손님을 치렀다. 친정 식구들이 오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동생이 "언니"하고 위로해 주려 안아주려 하자 고모가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손잡고 안아주는 거 아니야. 서로 맞절해"


장례가 처음인 나는 고모가 어른이니 고모말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손님들이 돌아갈 늦은 저녁시간 원장님이 장례식장에 들어왔다.


"늦었지. 성준이가 제일 늦게 가서 내가 조금 늦었어. 고생이 많네. 우리 선생님 처음 겪는 큰일이라 얼굴이 반쪽이네"


오자마자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어깨를 토닥여주며 꼭 안아주었다. 신랑도 오랫동안 봐 온 원장님은 신랑의 손을 꼭 잡아주고 힘내라고 말씀해 주셨다. 오늘 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두배로 힘들었을 원장님의 위로가 한없이 따뜻했다.


"원장님. 어른들이 장례식장에서 안아주면서 위로하면 안 된다는데 맞아요?"


"그런 법은 없잖아. 어른도 아이처럼 슬플 때 울고 안아주고 손잡아줘야 마음이 치유되는 거랍니다."


"원장님 때문에 오늘 하루 큰 위로가 되었어요. 저녁도 못 드셨죠? "


"여기 와서 맛있게 먹으려고 한 끼도 안 먹었어. 나 걱정 말고 손님맞이해요. 내가 도와 줄일 있으면 말해주고"


참 고마웠다. 참 미안했다. 참 힘이 되어주었다. 오늘따라 원장님이 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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