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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노력이 필요해

거짓말

by 소해


아이돌문화를 다룬 일본인기만화 "최애의 아이"에서는 빛나는 스타성으로 지하아이돌에서 올라와 도쿄돔콘서트개최를 앞둔 ‘아이’라는 히로인이 있다. 아이는 한창 아이돌로 인기 가도에 올랐을 때 쌍둥이를 가진다. 공백기를 가지고 몰래 시골의 산부인과에서 아이의 출산을 준비하는데, 거기서 아이의 열렬한 팬 담당의 '고로'를 만난다. 고로는 아이가 쌍둥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이 대중에게 알려지면 아이돌 생활이 끝날 것이라 생각하고 걱정한다. 그런 고로에게 아이는 일류 아이돌로서 대중에게 아이의 존재를 잘 숨길 것이라며 “거짓말은 최고의 사랑“이라는 명대사를 날린다. 사실 편모가정에서 학대당해 시설에 맡겨져 자란 아이는 사랑을 받거나 사랑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아이돌 캐스팅을 당하자 스카우터에게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고백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돌이 된다는 건 사랑을 모르는 자신에게는 거짓말이라고 거절한다. 하지만 스카우터는 팬은 진실보다 아름다운 거짓말을 원한다고, 거짓말이라도 사랑한다고 계속 말하면 진실이 될지 모른다고 아이를 설득했다. 그 말에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었던 아이는 거짓말이 진실이 되기를 원하며 아이돌생활을 시작한다.


오카다 다카시의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에서는 안정형 애착의 특징을 설명한다.

안정형 애착 유형의 가장 큰 특징은 대인관계에서의 안정적인 유대감 형성이다. 안정형의 사람은 자신이 애착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자신을 언제까지나 사랑해 줄 것이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확신한다. 애정을 잃는다거나 상대가 자신을 싫어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 따위로 고민하지 않는다. 자신이 힘들 때나 도움을 청했을 때는 반드시 응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따라서 편하게 상담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안정형의 또 다른 특징은 솔직하고 적극적인 자세다. 다른 사람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자신을 부정하거나 무시하지 않을까 오해하지 않는다. 과연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도 않는다. 자신이 상대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주장을 부정하면 상대가 상처받아 자신을 싫어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 편이 상대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서로 의견을 나누며 논의할 때도 무작정 논쟁에 이기려 하거나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경의와 배려를 잊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때도, 슬픈 마음을 품고 있지만 그 기분에 압도돼 마음이 불안정해지거나 살아갈 용기를 잃는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자신 속에서 소중한 존재는 계속 살아있다고 느끼며 그때까지의 사랑에 당당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살아가려 한다. 일과 대인관계의 균형이 잘 맞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며 함께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열중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198-199)


내 주변에는 정서가 안정되고 일관적인, 안정형 애착으로 추측되는 친구가 몇 있다. 오랜 기간을 친구로 지내며 알게 된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보통 아버지 직업이 안정적이시고 어머니가 3년-10년 이상은 전업주부로 지내며 아이보육에 신경 썼다. 현재 가족관계에 큰 문제가 없고, 자주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친밀했다. 취업하기 전까지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친구들은 다시 부모님처럼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장기간 근속 중이다.


오카다 다카시의 "애착수업"에서는 애착의 대물림을 설명한다.

아이의 유형을 보면 어머니의 유형을 예상할 수 있었다. 특히 안정형과 불안정형은 일치하는 확률이 매우 높았는데, 안정형 어머니의 아이는 안정형, 애착경시형 어머니의 아이는 회피형, 집착형 어머니의 아이는 양가형인 경우가 매우 많았다. (중략) 안정형 아이는 안정형 성인으로 자랄 가능성이 크고 이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신의 어머니처럼 아이를 안정형으로 기르기 쉽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른 유형도 마찬가지였다.(85)

오카다 다카시는 불안정애착이 안정애착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안정애착은 부모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해 매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결국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 연결고리를 '부정'에서 '긍정'으로 끊는다면,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그저 받아들이면서 그 속에서 긍정과 감사를 발견한다면 애착의 안정 여부는 경험 자체보다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좌우되기에 안정애착이 될 수 있다.

불안정애착이지만 안정애착처럼 연기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다 보면 진짜 안정애착이 될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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