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다치지 않고 수영하기

by 유우주

상처 났을 때 수영장에 가야 할까? 쉬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수영장에 나오는 사람이 많다는 걸 물속에 표류하는 갖가지 밴드가 알려준다. 강력한 아쿠아밴드는 가벼운 샤워 방수는 가능하지만 1시간 동안 수영장에 들어와 있으면 물을 막기 어렵다.


수영장 타일과 플라스틱 레인에 손과 발을 베이는 경우가 많다. 물속에서 베이면 통증이 없다. 약간의 욱신거림만 있을 뿐 물 밖으로 나와서야 피를 보고 통증을 느꼈다. 수영장에서 베임 사고는 항상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다.


나 때문에 누군가가 다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접영 하는 손 끝은 옆을 지나던 사람 얼굴에 큰 상처를 낼 수 있다. 내가 차고 온 귀걸이가 빠져 누군가 찔릴 수도 있고, 다이빙, 플립턴 금지라는 글자가 적혀있는데도 보지 않고 뛰어내리거나 턴을 하는 바람에 뒤따라 오던 사람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사고는 일어나기 전에 조심해야 한다. 수영장에서는 항상 시설물 관리를, 수영인이라면 안전한 수영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


수영장에서 매일 보는 사이.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당신과 내가, 우리가 이번 달도 무탈했음을, 올해도 무탈했음을,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이가 됐음을.




17-1 원정수영

수영을 시작한 뒤로 타 지역을 갈 때면 궁금한 게 하나 늘었다. 관광명소와 맛집, 예쁜 카페만큼 그 지역 수영장에 가보고 싶었다. 그곳에 가면 매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른 부분을 찾는 재미가 있다.


일일 입장권을 끊고 바로 열쇠를 받아 들어가는 곳, 영수증에 적힌 번호의 열쇠를 직접 빼서 들어가는 곳 등 탈의실 모양도 제각각이다. 가운데 큰 평상이 놓인 곳, 공용 탈수기가 있는 곳, 세숫대야와 목욕탕 의자가 있는 곳. 탕과 사우나가 있는 곳. 25m 레인과 50m 레인이 따로 있는 곳. 수심이 일정한 곳. 수심이 깊어지는 곳. 수영장마다 타일 색이 다른 만큼 비치는 물 색도 다르다. 층고가 높으면 같은 길이의 레인도 더 길게 보인다.

한 수영장에 갔을 때 일이다. 옷을 벗고 샤워기를 틀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옆으로 자리를 옮겨봐도 마찬가지였다.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들 입에서도 “어머 왜 뜨거운 물이 안 나오지?, 거기도 그래요?” 하며 샤워기를 확인하고 있었다. 가장 사람이 없을 시간이기도 했고 이미 몸은 물에 살짝 젖은 상태라 다시 옷을 입고 나가기도 어려웠다.


아직 보일러 예열이 안 됐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날씨라 더 차갑게 느껴졌다. 울며 겨자 먹기였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수영을 하고 다시 씻으러 나왔을 때 방금 입장한 사람의 앗 차가워 소리가 들렸다. 몸에서 나는 열로 겨우 찬물 샤워를 마쳤다. 열쇠를 반납하고 나가는 순간까지 그 누구에도 보일러 고장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 샤워실 상황을 아직 모르는 것 같아 말을 했을 때 종종 있는 일이라는 답변뿐 당연히 사과도 없었다.


원정 수영을 가면 그 지역 사람이 된 것 같다. 관광지와 식당보다 지역주민을 위한 곳에 들어가기 때문일까. 짧은 경험은 오랜 기억을 남기기도 한다. 좋은 기억을 남기는 수영장을 많이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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