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도 익숙해졌어. 이렇게 흥분하며 들뜨다가도, 금방 지쳐버릴 거라고,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거든. 그 어떤 위화감도 없지. 당연히 이렇게 되는 거라고, 몸을 기절하듯 누인 게 생각 나. 오늘은 날 피곤하게 한 생각들을 적어볼까 해.
매일매일 있는 일도 있었고, 오늘이기에 든 생각도 있었어. 둘 중에 무엇이 날 괴롭힌 게 아니라, 그 둘의 화학작용이 날 피곤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부정적이지만은 않았어. 내일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날 다시없을 정도로 옥죄었을 뿐이야.
기대는 정말 많이 되었지. 어느 여행이든, 붕 뜬 상태를 거치는 거야. 아쉽게도 네가 그걸 옆에서 볼 수 없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과할 정도로 그것을 많이 기대해.
또 난, 기대만큼 걱정도 많이 하는 사람이야. 소소하게는, 친구들이랑 이렇게 만날 날이 앞으로 얼마나 있을까? 분명히 빈도가 점점 내려가다가, 서먹해져서 남남이 되어버릴 텐데. 심지어 너도…, 보라처럼 되어버리는 건가…….
덕분에 망상은 정말 많이 더해갔어. 정말 엄청난 억측으로 들리는 거고, 스스로 분명 잘 아는데도, 그 생각이 맞는 것만 같아서 견딜 수가 없어지지.
네가 알지 모르지만, 너와 만나기 전엔, 미리 작전을 몇 가지 세우는 편이야. 널 대할 땐 그럴 필요를 느끼거든. ㅎㅎ 물론 너도 알 듯, 여태까지의 작전은 네 마음을 요리조리 피해 가는 난무였던 게 사실이야. 정말 놀라운 일이지. ^^ 아무 성과나 쓸모도 없는, 이 멍청한 사념이, 나에겐 중요한 과정이라는 거야.
하지만 이번엔 내가, 작전을 세우지 않는 걸 발견해 버렸어. 네게 어떤 것도 기대하지 싫어진 거지. 어떤 의미에선 희소식일지도 모르겠어. 널 시간 속에 잊기 위해, 준비하는 건지도 모르잖아?
하지만 내겐 여전히, 아픈 사념이었어. 내게 아무런 마음도 줄 수 없고, 줄 의향도 없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나 필사적이어야 하지? 어차피 널 선택하지 않을 건데? 내 소망은 불행일 뿐인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나 신경을 쏟고, 아파해야 하고, 슬픔에 대한 어리광을 보이는, 추태를 이어가는 거지? 앞으로 얼마나 더 피해를 보아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