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 다 운동이 필요해 / 매일 하는 건 어려워요
결혼 전과 후 체중변화가 많은 것은 흔한 일이기는 하지만 관리소홀이 맞다.
적어도 내 경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비록 사고 이후 오랜 시간을 투병하면서 운동할 여건이 안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려고 했다면
어느 정도는 관리가 되었을 텐데..
사랑이가 내가 없으니 야외 활동이 거의 사라지면서 함께 놀아줄 대상도 없다 보니
점차 집에서 그냥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예전에 비해서 체격이 커졌다.
사실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내 부재에 따른 영향인 것 같아서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사랑이도 운동에 대해서는 동의를 했다.
다만 그것을 하려면 아무래도 주변에서 함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들도 스스로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인 P.T를 받지 않은가!
사춘기 소녀가 혼자서 갑자기 운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기 부여도 중요하고 의지도 필요하지만 함께 해주는 '페이스 메이커'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불행하게도 내가 해줄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계획으로는 석 달 후에는 함께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는데
그전에 천천히 운동을 시작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 : 운동하기는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많이 한다.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매일 습관처럼 산책이라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동하기 싫은 사람에게 내가 하는 말은 정말 도움이 1도 안 될 것이다.
그래서 먼저 실천해서 영상으로 보여주고 싶은데..
정말 어렵다.
과거의 영광이 없는 사람이 누구 없겠냐마는 정말 중년의 몸부림은
스트레칭만으로도 이미 운동을 다 한 것 같으니 말이다.
그래서 조급하게 사랑이에게 권하지는 않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함께 한다는 계획이기는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그전에 준비운동 개념의 습관이 생기게 하고 싶다.
매일 같이 체크하면서 협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현명할지..
사랑 : 매일 운동하는 것은 어려워.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그 사정이라는 것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서 이해는 하는데
원래 변화라는 것은 온몸을 비트는 것처럼 고난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언니도 함께 시키려고 하는데 일정 맞추는 것이 쉽지도 않고
언니는.. 작심삼일 스킬을 패시브처럼 장착하고 있어서.. 너무 느긋한 성격이다.
그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큰 방해요소로 작용하는데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가장 좋은 그림은 엄마, 언니, 사랑이 삼총사가 함께 매일 산책하고
이후에는 러닝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과연!!! 사랑이는 어떻게 하면 운동할 수 있을지 물어봤다.
사랑: 보상이 있어야죠. 당연한 겁니다.
아니.. 운동은 의지 아니었어?
사랑 : 아닙니다. 보상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운동을 해야 건강하고 사랑이한테 좋은 건데 그걸 시키려면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근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반려동물에게도 훈련(?)과 교육을 위해서 간식 보상이라는 것을
하는 것을 비추어 보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사랑이가 운동이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사랑이 본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점도 사실이다.
결국 우리는 일주일 동안 운동을 빠짐없이 하면 웹툰을 볼 수 있는 쿠키로 협상을 맺었다.
그래 한번 해보자! 다이어트! 아니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