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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묻고 사랑이 답하다-스물여덟

스쿨버스 타기 대작전

by HARI

7살에 헤어졌던 사랑이가 어느덧 14살 소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 기억으로 7살 어린아이라서 신입생으로 등교하는 스쿨버스를 타는 날이

다가올수록 온 가족이 비상체제로 돌입하였다.

버스로 30분이 넘는 거리에 위치한 학교를 등교하기 위해서 스쿨버스는 타기로 했는데

버스노선부터 시간, 위치 파악하고 예행연습까지 진행했다

유난스럽다는 것을 알지만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학교 다니는 것이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그게 당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학교에 가는 것도 작전과 같다

그래도 다행히 사랑이 스스로 인내하면서 버텨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가족구성원들도 모두가 함께 응원하는 행동으로 지금의 평온이 지켜지는 것이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까지 하면서 날 안심시켜 주는 것도 배려였다.

돌아올 때 내리는 것도 잘할 수 있을지 긴장했지만 무사히 하교까지 마무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드디어 쉴 수 있게 되었다.

학교 처음 버스 타고 갔는데 잘했네?

사랑: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그래, 사랑이가 잘 컸구나.

사랑: 네

그래 쉬어.

사랑: 네

한국은 명절기간이라서 유난히 가족들이 그리운 시간들이었다.

누구나 사연이 있지만 결국 자신의 이야기가 가장 애타는 것은 이기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사랑이와 소통을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좀처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새삼 세상에 부모들이 존경스럽고 자녀들도 참 성장통을 이겨내는 것이 많이 애쓰는구나..

세상은 정말 다채롭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지 배워가고 있다

약속의 날..

이제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그날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론 두려움이 남아 있기는 하다.

대면하고 대화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닿을 거리에 함께 하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통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단답형 대화에 대한 서운함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미디어와 책을 찾아보는 것은

습관처럼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요즘 퇴근 후 배달 알바를 4~5시간을 하다 보니깐. 피로가 쌓였는지 입술포진이 생기고

졸리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가족들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상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잠들 수 있는 지금이 나쁘지 않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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