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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thm 지오그라피 Sep 27. 2022

나는 갑자기 경영인이 되었다 (5)

내 공간을 꿈꾸다, 2016년 3~4월

나는 3남매 중의 막내로 태어났다.

베이비붐 세대 때는 개인 방을 갖는다는 것이불가능했을 것이고,

X세대 때부터는 청소년 기 접어들면서는 개인 방을 갖게되고, 

밀레니얼세대들은 비교적 일찍부터 개인 방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7~80년대 지어진 30평 아파트 구조상 방 3개 화장실 1개라는 구조였기에,

나는 누나가 유학을 가고난 이후인 고등학생 쯔음부터 개인 방을 사용했다.

그러나 내 방은 특히나 매우 작았고, 그래서 나는 집에 있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일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사람은 결국 어떤 환경에 놓여있냐에 따라 인격이 형성되고, 취향이라는게 생기는데,

어쩌면 집에 내 공간이 없었던 나에게는 '내 공간'에 대한 열망은 매우 크게 자리를 잡았고,

밖으로 계속 돌아다니던 내 성향이 어쩌면 지금처럼 해외 국내 가릴 것 없이 계속 돌아다니는 일을 좋아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2016년 3~4월 경부터 우리는 사업이 잘 되고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현재의 월세 88만원 단칸방 같은 사무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무실에서 더 큰 가능성을 도모해야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건축자재 업체들이 몰려 있는 논현동에서도, 조금 더 메인 거리 쪽으로 나가야 했고 지리학도 답게 집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위치가 어디인가를 계속 고민했다. 역시나 사장님과 의견이 갈렸고, 사장님은 120~150만원 정도되는 사무실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꿈도 크고, 성격도 급한 나는 120~150만원으로 옮기면 2년 뒤에 또 옮겨야 하는데, 단순 이사 비용 뿐만 아니라 위치를 계속 옮기는 것이 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까지 생각하면 적어도 3~4년 있을 위치를 고르는 게 맞고, 그래서 200~300만원 사이의 20~30평대를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1달에 1~2회씩 계속되는 출장과 둘이서 쳐내기에 부담스럽게 밀려들어오는 업무들 덕분에 사무실을 찾는 것에 속도를 붙이기는 어려웠지만, 나는 틈틈이 사무실을 보고 온 뒤에는 혼자 기억나는대로 평면도를 끄적인 뒤에 여기는 어떤 공간으로 사용하고, 여기에는 이렇게 꾸미고 하는 혼자만의 상상 만으로도 행복해졌었다.


당시에 논현동에서 생활한지 어느덧 9개월 차에 접어든 나는 다양한 업체들을 만나게 되었고, 9층 10층짜리 사옥을 보유하고, 업계에서 들리는 소문만 들으면 거의 대기업에 가까운 (물론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하지만) 업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러러 보게 되는 업체들이 있었다.


특히 위 사진의 업체는 당시에는 신사-논현동 쪽에 1~2층을 사용하는 각 브랜드의 매장들이 3~4개에 별도 4층 규모의 사옥으로 쓰는 건물이 있을 정도로 쇼룸에 진심이었던 회사에서 매월~매분기 진행하는 고객 (인테리어 디자이너 및 업계 관계자) 초청 이벤트를 지나가다 발견해서 찍었던 사진이다. 현재 이 회사는 10층 이상 규모의 큰 쇼룸으로 사옥을 하나로 모았고, 역시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무튼 다른 업체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굉장히 궁금했던 나에겐 저런 행사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DJ를 하면서 이벤트들을 개최해보기도, 또는 이벤트에서 음악과 기획을 해봤던 나는 저런 일이 하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러한 이유들 때문에 더욱 서둘러 좋은 공간에 대한 욕심이 났던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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