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모습이 궁금한 예비 엄마들을 위한 글
출산을 앞둔 어느 지인과의 대화 중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요즘 병원에서는 너무 자주 초음파를 하더라. 자꾸 보면 안 좋다던데...”
초음파가 안전하다고 막연히 생각해 왔던 저였지만, 순간적으로 걱정이 들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매번 자연스럽게 초음파 검사를 하고, 태아의 심장 소리와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이게 혹시 우리 아기에게 해로운 건 아니었을까요?
임신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
“초음파 자주 보면 안 좋다.”
이 말, 정말 사실일까요?
병원에서 시행하는 초음파 검사는 고주파 음파(Ultrasound)를 인체 내부로 쏘아 보낸 뒤, 이 음파가 조직이나 태아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향을 영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궁 내 태아의 위치, 심박수, 움직임, 장기 구조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는 크게 2D(이차원) 초음파가 기본이며,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3D 입체 영상과 4D(실시간 3D 동영상) 초음파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2D 초음파: 태아의 크기, 구조, 태반 위치, 양수량 등을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되며,
3D/4D 초음파: 태아의 얼굴이나 손가락, 표정 등의 외형을 보다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활용됩니다.
초음파는 우리가 흔히 걱정하는 X선 검사와는 달리, 이온화 방사선이 아닌 비이온성 물리 자극인 ‘소리’를 사용하는 검사입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따릅니다.
바로 ‘적절한 출력(intensity)’과 ‘적절한 시간(duration)’으로 사용할 경우라는 조건입니다.
초음파가 인체에 작용할 때는 두 가지 생물학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직 내 온도를 상승시키는 열 효과(Thermal Effect)
세포 간 기포 형성 등 물리적 진동을 유발하는 기계적 효과(Mechanical Effect)
보통 진단용 초음파는 이 수치들이 매우 낮고 안전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지만, 출력이 높거나 장시간 반복 사용될 경우에는 조직 반응 가능성도 이론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적 필요’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초음파학회(ISUOG)나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초음파 검사는 가능한 한 출력은 최소화하고, 전문가의 통제 하에 시행되어야 한다는 원칙(ALARA: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환경의학은 임신과 출산,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자극에 주목합니다.
초음파는 방사선처럼 강력한 유해 인자는 아니지만, 그로 인해 의료적 필요 없이도 반복되는 자극이 환경성 노출로 누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 목적이 아닌 상업적인 목적의 초음파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비의학적 초음파는 종종 긴 시간 동안, 고해상도 탐촉자를 사용해 반복 촬영이 이루어지며, 사용 목적과 빈도 측면에서 불필요한 노출로 간주됩니다.
많은 산모들이 초음파를 받을 때마다 “이렇게 자주 받아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료 중 필수적으로 시행되는 초음파 외에도, 태아의 모습을 더 보고 싶어 3D 영상 초음파를 추가로 받는 경우도 흔하지요. 그런데 실제로 초음파를 자주 받는 것이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의학적으로 초음파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 인체에 비교적 안전한 고주파 음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무해한 검사’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의학적 필요에 따라 최소한으로 사용할 경우’라는 조건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초음파는 조직에 미세한 진동과 열을 가할 수 있으며, 고출력 모드에서는 기포 형성(cavitation) 같은 생물학적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태아처럼 아직 세포와 장기 발달이 한창인 시기에는 이러한 미세 자극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신 중 반복적인 초음파 노출의 안전성에 대해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5회 이상의 초음파 검사를 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의 출생 시 체중 차이는 거의 없었으며, 출생 후 1~8세까지의 발달 지표에서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초음파 검사 빈도가 높을 경우 태아의 체중이나 성장률이 약간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으나, 명확하게 증명된 내용은 아닙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국제초음파산부인과학회(ISUOG) 등의 단체에서는 공통적으로 “초음파 검사는 반드시 의료적 필요성이 명확한 경우에 한해, 훈련된 전문가가 최소 출력, 최소 시간의 원칙(ALARA) 하에 시행해야 한다”라고 권고합니다. 이는 초음파가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용 목적과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환경의학적 관점에서도, 반복적인 초음파 노출은 ‘무해할 수도 있지만, 꼭 필요하지 않다면 줄일 수 있는 인공적 자극’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 목적이 아닌 기념용 3D/4D 초음파 영상 촬영이 상업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아, 의학적 정당성이 없는 초음파 사용은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따라서 병원 진료 목적의 초음파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단순히 태아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초음파 촬영을 받는 것에는 한 번쯤 고민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몇 번 받았느냐보다, 왜 받았느냐입니다.
국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단태아 임신 기준으로 임신 중 3회의 일반 2D 초음파, 1회의 입체(3D) 초음파, 1회의 태아심장 정밀 초음파, 총 5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일반 초음파: 임신 초기(보통 10~12주)에 자궁 내 착상, 태아 심박동 확인 등을 위해 시행
두 번째 일반 초음파: 중기(18~22주) 기형 스크리닝과 정밀 검사
세 번째 일반 초음파: 후기(30주 전후) 태아 성장·양수량·태반 위치 점검
추가 입체(3D) 초음파 1회: 태아 얼굴·외관 확인 목적
태아심장 정밀 초음파 1회: 심장 기형 의심 경우, 또는 정밀 진단 목적
이 외 추가 검사는 반드시 임상적 근거가 있을 때만 시행해야 하며, 단순한 태아 관찰이나 기념 영상 촬영을 위해 반복해서 받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3D/4D 기술은 출력 강도가 강하고 노출 시간이 길어지기 쉬우므로, 필요한 경우 1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의료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 출력과 시간은 최소한으로(ALARA 원칙) 유지해야 한다”라고 권고합니다.
핵심은 ‘몇 번 받았냐’보다 ‘왜 받고, 어떻게 받았냐’입니다. 병원 진료를 위한 필수 초음파는 안심하고 받되, 기념용 촬영은 절제하고, 출력과 시간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의학적 관점에서 바람직합니다.
초음파 검사는 우리 아기와의 첫 만남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저 역시도 초음파 화면 속에서 작게 꿈틀거리던 아이의 모습을 처음 보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 감동적인 순간은, ‘필요할 때’ 그리고 ‘적절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더 안전하고 의미 있습니다.
초음파는 비교적 안전한 검사지만, 아직 너무 작은 우리 아기에게는 사소한 자극도 조심스러울 수 있기에,
한 번쯤은 “지금 꼭 필요한 검사인가요?”라고 고민해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꼭 필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만큼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을 한 번쯤 참아보는 것도 현명한 부모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2022). 산전 초음파 검사의 적절한 사용을 위한 권고안 (Ver. 1.1). 대한산부인과학회 초음파위원회. https://www.ksog.org
Abramowicz, J. S. (2013). Ultrasound in obstetrics and gynecology: is it safe? Journal of Ultrasound in Medicine, 32(4), 593–602.
https://doi.org/10.7863/ultra.32.4.593
ACOG Committee on Obstetric Practice. (2014). Committee Opinion No. 620: The Use of Diagnostic Ultrasonography in Obstetrics and Gynecology. Obstetrics & Gynecology, 124(6), 1192–1197.
AIUM (American Institute of Ultrasound in Medicine). (2020). Prudent Use and Safety of Diagnostic Ultrasound in Pregnancy. https://www.aium.org
Duck, F. A. (2008). Hazards, risks, and safety of diagnostic ultrasound. Ultrasound in Medicine & Biology, 34(4), 600–611.
Giles, W., Trudinger, B., Baird, P., et al. (2004). Assessment of the effects of frequent ultrasound during pregnancy: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The Lancet, 354(9196), 1859–1864.
ISUOG. (2022). ISUOG Practice Guidelines: Ultrasound assessment in pregnancy. https://www.isuog.org
Salvesen, K. A., Vatten, L. J., Eik-Nes, S. H., Hugdahl, K., & Bakketeig, L. S. (1993). Routine ultrasonography in utero and school performance at age 8–9 years. The Lancet, 341(8850), 85–89.
WHO. (1998). Safety of Ultrasound in Obstetric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