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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저투 Nov 02. 2024

죽으란 법은 없다.



집중해라

진심만이 가질 수 있고
선의는  베푼 만큼 채워진다.




요즘 장을 보러 가면 한숨부터 나온다. 몇 달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물가가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한다. 통장 잔고를 보며 한 달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고민하는 날이 많아졌다.           



사실 이렇게 된 이유는 과도한 저축이 화근이다. 음... 화근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다. 저축률이 높아짐으로 해오던 여흥을 즐기지 못하는 슬픔은 있지만, 곧 풍성한 선물로 내게 돌아올 테니. 돌아올 때는 혼자 오지 않는다.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 그것도 강력한 힘 있는 튼실한 친구를 데려와서 나를 지켜준다.     


      

지금의 나는 인생 최고의 저축률을 살고 있다. 미국의 정권 교체와 고환율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추운 겨울이 다가와 지출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꾸준히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기에, 다가올 기회를 내 기꺼이 충분히 맞이하리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풀어 보겠다.  



여하튼 수입의 상당 부분을 저축에 쏟아붓는 게 과연 맞는 걸까? 나에 대한 보상도 없이 마냥 쏟아부어야 하는 건가? 과도한 저축으로 현재의 삶이 옥죄이는 건 아닐까?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일까?          



의심은 의심을 낳는다. 이 말은 즉 ‘신뢰는 신뢰를 낳는다’이다. 내가 포기한 일상의 즐거움을 종이에 나열해 보았다.  해외여행 (어차피 강아지 때문에 쉽지 않다)  즉흥적인 외식 (이건 줄일 수 있다) 트렌드에 맞는 옷 쇼핑 (츄리닝이면 됐다. 곧 겨울이다. 점퍼만 걸치도 된다) 헤어스타일 (머리 질끈 묶어도 예쁘다 소리 듣는다)      


나열된 리스트를 확인해 보니, 이 정돈 감내할 수 있겠다.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계획에 없던 저축률이라 잠깐 당황스러운 것뿐이다. 그래, 나는 충분히 더 기꺼이 맞이하겠노라.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임직원들을 위한 깜짝 선물이라며 식료품과 과자가 담긴 상자를 건네받았다. 밀가루, 쌀가루, 국수, 약과, 과자, 사발면, 떡국 등 온갖 먹거리가 가득했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진심만이 가질 수 있고, 선의는 베푼 만큼 채워진다.           



평소 같았다면 그저 평범한 회사의 선물이었겠지만, 요즘같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기에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 같았다. 메마른 땅에 내리는 시원한 비처럼, 그 순간만큼은 마음까지 촉촉해졌다.




설탕 하나 들어 있지 않은 과자가 이리 달 줄이야. 그 어떤 초콜릿보다 달콤하다. 때로는 이렇게 작은 것에서 큰 위로를 받는다. 회사의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런 소소한 복리후생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순수하게 직원을 위한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가 채우지 못하는 빈자리를, 기업이 따뜻한 마음으로 메워주는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기업의 진심 어린 배려마저 과세 대상이 되어버리는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아쉽기만 하다.



직원을 향한 기업의 따뜻한 마음이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깎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복리후생은 단순한 금전적 혜택이 아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의 교류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 작은 과자 하나가 주는 달콤함처럼, 회사와 직원 사이의 따뜻한 마음,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의 서로가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요즘, 우리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록 지금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이런 작은 온기들이 모여 우리를 지탱하게 해주는 게 아닐까. 오늘도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회사에서 받은 과자 하나를 조심스레 꺼내본다.          


글루텐프리 쌀과자. 이거 너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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