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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저투 Dec 09. 2024

나도 저 직원만큼 열심히 일했어요.



꿈을 꾸게 하려면

안전이 보장되면서
공정한 시스템 속에서
괜찮을 거라는 신뢰를 주세요







10년 전이다...

연봉 제도가 개편된 것은. 



변경된 내용은 그동안 연봉에 포함되어 있던 상여금이 (내가 당연히 받아왔던 돈) 이제는 인사고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것이었다.  


        

문득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선생님께서 우리 반 전체 우유를 들고 오셔서는 시험 성적순으로 나누어 주시던 그때처럼, 이제는 회사에서도 누군가의 것을 뺏어 다른 이에게 주는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말도 안 된다며 전 직원이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 기업이 승리를 했었다. 그동안 쌓아온 동료애는 어떻게 되는 걸까. 옆자리 동료의 실수를 슬쩍 덮어주던 따뜻한 마음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회사는 점점 조용해졌다. 윗사람에게 더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일 잘하는 사람이 더 크지 못하도록 누르려고 하는 현상이 생겼다. 이제는 그 시스템에 적응이 된 듯, 직원들은 말이 없다. 신입사원은 인사고과에 따른 상여금 제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당연한 것이 아닌데,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인사고과 A를 받은 사람의 환한 웃음 뒤에는 C를 받은 동료의 눈물이 있다. A는 C의 돈을 의도치 않게 뺏어간다. 누군가의 기쁨이 다른 이의 상처가 되는 구조. 이는 마치 한 식구의 밥그릇을 빼앗아 다른 식구에게 주는 것과 같다. 가족이어야 할 회사가, 이제는 서로의 밥그릇을 노리는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매년 받던 상여금이 이제는 불확실한 미래가 돼버리다니... 생활을 계획하던 이들의 삶이 흔들린다. 자녀의 학원비를 계산하고, 대출금을 갚아나가던 계획이 흐트러진다. 더 큰 문제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급여상승률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너의 손해가 나의 이득이 되는" 구조 속에서, 우리는 서서히 서로를 암묵적으로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면 이런 구조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것 같다. 교실에서 우리는 이미 배웠다. 상위 몇 퍼센트라는 말의 의미를, 다른 친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을, 그리고 누군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된다는 씁쓸한 진실을. 그때 이미 시작된 경쟁의 씨앗은 이제 우리의 일터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는 실정이다.    


       

승진은 한정된 자리에 대한 평가다. 모두가 승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우리는 인사고과 제도를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입사 당시 책정된, 마땅히 내 몫이라 여겨졌던 상여금조차 인사고과의 결과에 따라 삭감될 수 있다는 현실은 직원들에게 깊은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불안감이 일상이 되어버린 직원들로 가득한 기업은 과연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러한 환경에서 직원들은 동기를 잃고, 조직은 장기적인 성장 도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이와 같은 기업 문화가 만연한 국가라면, 그 사회는 백성들에게 어떤 희망과 꿈을 심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얼마 전 해외 기업의 사례를 접했다. 그들은 '협력 점수'라는 것을 도입했다고 한다. 동료를 도와준 시간, 지식을 공유한 횟수, 팀 프로젝트에서의 협업 정도를 평가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아닌 협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우리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서로의 것을 뺏는 게임이 아닌, 함께 키워나가는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파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파이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우리는 더 행복한 일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성과 평가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꼭 제로섬 게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성장을 독려하고, 서로의 발전을 돕는 방향으로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을 빼앗는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정해진 나의 몫, 그것을 지키기 위해 동료를 경계하고 견제하는 삶은 너무나 피곤하다. 그리고 그런 삶은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바뀐 제도로 처음엔 열심히 전쟁터 나서는 듯 열심히 하지만, 이젠 그런 분위기가 만연한 곳에서 무기력감을 드러내는 동료들을 발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이 바라던 능력주의 달리기가 아닌, 무기력한 달리기가 이어졌다. '어차피 해봤자' 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고 '원래 내 것이었는데'라는 미련이 고개를 든다. '자리는 정해졌으니'라는 체념이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고 '내가 굳이'라는 회의감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진정한 성장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고, 때로는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주며, 함께 걸어갈 때 우리는 더 멀리 갈 수 있다.    


 

세상을 꿈꾸게 하는 기업이란 어떤 기업일까? 직원에게 채찍질이 아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그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기업 같다. 일부 사람들은 비현실적이라 하지만 이미 실리콘밸리와 유럽 몇몇 기업들이 증명하지 않았는가.



나도 성장하고, 동료도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직원들에게 안정성과 공정함을 보장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주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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