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나를 흔들거나 지지해주었나요?
“보공샘은 똑똑한 게 아니라,
현명한 것 같아요.”
한 동료가 무심히 건넨 말이었다.
순간 멈칫했다.
칭찬인 건 알겠는데, 이건 무슨 뜻일까.
똑똑한 건 머리가 좋은 거고,
현명하다는 건 또 뭘까?
사실 이 말, 처음 들은 건 아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괜히 마음에 오래 남았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더 아리송했다.
그래서 그 안의 단어들을 다시 하나하나 검색했다.
어질다: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며 슬기롭고 덕이 높다
슬기롭다: 이치를 분별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아는 재능
사리에 밝다: 일의 이치를 잘 알고 있다는 뜻
정리해보니 나는,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고,
슬기롭고, 덕이 높으며,
문제 해결 능력도 뛰어나고,
게다가 사리판단도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렇게 황송한 칭찬이었나 싶어 웃음이 났다.
그 이후로 절이나 관광지에 가서 소원을 빌 때
이상하게 꼭 이 말을 하게 된다.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도가 통한 건지,
요즘은 인생이 좀 쓰다 싶을 때도
‘그래도 난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거야’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요즘 내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정답 없는 문제들이 많고,
내 마음 하나 다스리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고민이 생겨도
예전처럼 머리를 싸매고 붙들고 있진 않는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인가?’
‘고민한다고 바뀌는 문제인가?’
이 두 질문으로 고민의 양을 줄였다.
그래서 요즘 내 좌우명은 이거다.
고민한다고 늙기밖에 더 하겠어?
머리 좀 식히면 방법은 어떻게든 찾아지더라.
지금 이렇게 살아내는 것도,
어쩌면 그런 내 생각 덕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따뜻한 말을 던져준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그 말을 귀하게 간직하는 내가 있다는 것.
그 두 가지가 오늘의 나를 또 단단하게 만든다.
오늘의 질문.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나를 흔들거나 지지해주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