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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초록 mocholog Jun 25. 2024

DAY4. 시작이 다르면 하루가 달라

나에게 맞는 아침 루틴

오늘 아침에도 잘 뛰었다! 4:30 기상과 러닝을 재개하며 느낀 것이지만 하루의 시작이 다르면 하루 전체가 다르다. 


언제 운동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공복 운동이 무리가 간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침에 운동을 하면 피곤하다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고 또 저녁에 운동을 하면 각성 상태가 돼서 잠에 들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내가 지금까지 내린 결론은 운동을 지속할 수만 있다면 어느 시간대에 하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나는 아침에 하는 운동이 잘 맞는 것 같다. 헬스장을 다닐 때에는 아무도 없는 헬스장을 전세 낸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게 원동력이었다. 러닝을 하는 지금은... 우리 동네에 부지런하신 분들이 왜 이리 많은지 - 4:30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나가도 사람들이 꽤 있다. 그래서 전세 낸 짜릿한 기분까지는 느낄 순 없어 아쉽지만, 비교적 러닝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들이 적다. 지금 같은 여름에는 아직 데워지지 않은 쌀쌀한 새벽 공기가 나의 원동력이 된다.


아침에 운동하면 피곤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힘이 생긴다. 몸은 조금 피곤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 정말 큰 차이가 있다. 각성 상태가 되는 것도 있고, 아침부터 무언갈 해냈다는 그 성취감에 하루를 힘 있게 당겨나갈 수 있는 듯하다. 나의 조울증과도 연관이 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컨디션이 제각각이다. 우울감에 일어나기 힘들 때도 있고,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가 할 일을 척척 해내는 날도 있다. 우울감은 나의 꾸준함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운동과 샤워가 우울감 감소에 큰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아침부터 운동을 하고 샤워까지 하면 최상의 조합이 된다. 일단 새벽에 일어나고 보면 별 일정이 없어 핑계를 댈 것도 없다. 10분만 걷더라도 나가보자며 미적미적 운동화를 신는다. 뛰고 샤워까지 하고 나면 우울감은 사라져 있다. 우울 그래프가 마이너스 상태에서 플러스는 아니더라도 0 정도까지는 끌어올려질 수 있다.


어떤 책에서, 굳이 새벽 시간에 일어나는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을 수 있기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보았다. 정말이다. 매일 시간에 쫓기는 기분, 괜히 불안한 기분을 느끼는 나는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날에는 그런 불안감이 없다.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에 시간을 들일 수 있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붙잡고 같이 걸어가는 기분이다.


아침에 하는 정리도 나에겐 잘 맞는다. 나는 정리가 많이 어렵다. 집이 좁지만 하는 것은 많아 아무래도 물건이 쌓이고 말기에 꾸준한 정리가 필요하다. (물건을 여러 번 비워보았지만 결국 집이 날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음) 하루 일과 중에는 이런저런 핑계에 피곤해서 정리하기가 어려운데, 아침 운동 후 맑은 각성 상태에서 - 하루 일과의 시작인 8시를 기다리면서는 무리 없이 정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소중한 아침 시간을 정리와 집안일에 쓰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을까,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에게는 이른 아침 시간에 시간을 할애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아침마다 정리를 하고 있다. 이 또한 나의 꾸준함을 막는 장벽 제거에 크게 기여한다.


나는 너무 이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뭐든 나에 초점을 맞추어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나가려 노력 중이다. 크게 애쓰지 않아도 지속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들고 가꾸어 나가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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