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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초록 mocholog Jun 17. 2024

DAY2. 아침부터 5km를 뛸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스스로의 한계를 속단하지 말아요

유산소 운동을 하고 나면 얼굴이 새빨개지는 나는 미나리 패드를 반으로 갈라 양 볼에 붙여놓고 시원하게 글을 작성 중이다. 오늘도 약속대로 4:30에 눈을 떴고(기상 인증은 굳이 첨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0분 정도 정신을 잃은 채로 있다가 일정을 정리한 뒤 러닝 크루 일정에 맞춰 산책로로 나갔다. 일어나자마자 그냥 바로 나가서 뛰고 끝내고 싶은데, 한 시간 뒤인 5:30에 일정이 있으니 뭘 해야 시간을 잘 보낼까 하는 마음에 약간 힘이 풀리기도 했다.


첫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사람들과 함께하는 걸 선호하진 않지만, 특히 운동 같은 경우에는 같이 하며 에너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일부러 모닝런 일정을 미리 신청해 두었다. 러닝 크루의 경우 정말 러닝이라는 목적만 달성하고 칼같이 해산하기도 하고, 같이 뛰고자 한다면 누구나 반겨주기에 모임 치고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저 지속의 원동력을 얻으려 신청한 모임이지만 함께하는 것의 시너지를 꼴랑 2일 차부터 어마어마하게 느끼고 있다.


오늘 내가 5km를 뛰었다는 사실! 알고 나간 건 아니었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는 점만 보고 비둘기처럼 돌진했을 뿐이다. 근데 나가보니 5km를 뛴다고 해서 그냥 뛰어봤다. 예상하긴 했지만 정말로 쉬지 않고 완주에 성공했다.

런데이나 나이키 러닝 클럽 등 가이드를 들으며 인터벌로 뛰거나, 걸어서 4km를 채운 적은 많다. 쉬지 않고 뛴 건 3km가 최대였는데 그저께는 4km를 뛰더니 (3km인 줄 알고 갔는데 속음) 오늘은 5km를 뛰었다. 그것도 아침 댓바람부터.


앞 분의 등에 그려진 로고만 하염없이 응시하며 뛰었다. 고비가 올 때쯤 아무런 생각 하지 말자는 생각과 동시에 옆으로 빠지는 상상을 10번째쯤 했을 때 - 저번에 같이 뛰었던 분의 파이팅 넘치는 고함(?)이 생각났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할 자신은 없었고... 마음속에서라도 한 번도 내 본 적 없는 우렁찬 음성으로 '으아아아악 파이팅!!!!!!'을 외쳤더니 신기하게도 힘이 났다.


음악은 질리기 전까지 한 곡만 무한반복하는 내가 요즘 빠진 노래는 자우림의 <STAY WITH ME>이다. 내일은 너무 멀어, 지금 바로 여기 있어 줘.... 를 머릿속으로 부르며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 이렇게 계속 지금에 있으면 된다며 계속 뛰었다. 어느새 4km, 4.5km, 5km. 누군가에게는 더 빠르게 달려도 거뜬한 거리일 수 있겠다. 그렇지만 러닝 고수로 보이는 다른 분들도 어찌 됐든 완주라는 건 분명히 즐거운 일인 듯했다. 멋져!


내일은 무리하지 않고 3km 러닝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혼자 뛰기에 오늘보다 버거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3km는 부담 없이 뛸 수 있을 것 같아!


아, 어제는 밤 11시에 맛있는 집밥을 해 먹고 자고 말았다. 저녁에 커피는 마시고 밥은 제때 안 먹어서 잠이 안 왔기 때문. 커피는 12시까지만 마시고 밥은 귀찮아도 제때 챙겨 먹기로 한다.


내일 아침에 또 찾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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