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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초록 mocholog Jun 16. 2024

DAY0. 같이 뛰면 쉬지 못해. 가오 상하거든

단지 그뿐이야

오늘은 새벽 운동 다짐 첫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무사히 4시 반에 일어나서 운동까지 마쳤다. 먼저 <DAY0>으로 시작하며, 어제의 이야기를 좀 해 보겠다. 어제는 4시에 알바 퇴근 후 6시에 연습실 출석, 오후 8시 러닝크루 일정에 참여했다.


<다 근육이 없어서 그래>는 아침 루틴에 관한 책을 읽던 중, 문득 이번에는 정말 오랜 목표인 운동을 지속해 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겨 바로 만든 것이었다. 야심 차게 다짐글을 올렸지만 간간히 앱을 켤 때마다 늘어나는 라이킷에 생각보다 큰 일을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매일 하기로 결정한 운동은 우선 러닝이었다. (근육이 없다는 브런치북 제목과 달리 러닝은 유산소이지만, 일단 러닝으로 시작하고 근력운동을 슬슬 추가하기로 한다)


러닝의 장점:

1. 어디든 몸만 있으면 준비 끝. 돈 한 푼 안 든다.

2. 이미 장비도 다 있다. 운동복, 운동화, 애플워치까지!

3. 재미 붙이면 정말 즐겁다고 한다.

4. 러닝 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 집 앞 10초 거리에 산책로가 짠


하지만 장점만 생각하고 단점에 대책을 미리 세우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 법! 사소하게라도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 보자 :


1. 날씨의 영향을 받는 다

>>비 오는 날은 이벤트라고 생각하기. 깔끔하게 포기하고 쉬거나 다른 운동을 하기로 한다.

2. 땀나는 게 싫다

>> 러닝 끝내고 바로 씻으러 가는 동작으로 연결, 빨래는 매일 저녁 7시마다 돌리기로 약속!

3.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대

>> 중요한 이야기다. 하루 걸러 뛰면 괜찮다고 하는데, 일단 습관화를 위해 매일 뛰는 것을 목표로 한다.

4. 노래 뭐 들어야 할지 모르겠어

>> 플레이리스트 미리 만들어두고 바로 재생하기.

5. 나가고 씻고 언제 다 하냐

>> 3km 러닝에 정말 길어야 30분 걸린다. 며칠 전 하루의 모든 시간을 스톱워치로 재 보았다. 할 일 없이 핸드폰 보거나 뒹구는 시간만 도합 서너 시간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절대 대지 않는 핑계... 일정에 구애받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 고민 없이 끝내버린다.

6. 힘들다. 힘들다..

>> 처음에만 좀 참으면 분명 저번처럼 탄력을 받아서 운동이 기다려지는 때가 올 거다! ‘아무 생각 없이’하기.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만 되뇌다 저번에 두 번 정도 참여하고 모종의 이유로 나갔던 러닝 크루가 생각났다. 그 모종의 이유란... 그저 당근마켓을 끊기 위해서였다. 이건 당근에서 이루어지는 모임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예전에 PT선생님의 다른 회원분을 통해 소개받아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크루장님이셨음) 제법 활성화가 되어 있는 모임이다. 오랜만에 들어가 보니 훨씬 더 활성화되어 있었다. 그중 왕초보 런이라는 이름에 이끌려 당일 오후 8시 일정에 참여했다. 스타트 장소도 우리 집에서 2분 거리 배드민턴장으로 정해져 있어서 편하다.


러닝을 시작하려는 때에, 마침 30km 일정을 뛰고 막 돌아오신 오신 분들의 완주를 축하할 수 있었다. 나도 꾸준히 참여해서 장거리도 뛰어봐야겠다, 하고 마음을 다지며 준비운동 후 러닝 시작! 10명 정도 두 줄로 뛰었는데, 두 번째 줄에서 열심히 뛰었는데 글쎄 천천히 뛰긴 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같이 뛰는 즐거움. 어쩌면 사람들과 함께하는 재미를 너무 무시했는지도 모른다. 혼자라면 없었을 행인들의 파이팅!, 멋있다! 도 받아보았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쉬지 않고 4km를 뛰었다. 내 앞에 계시던 분에 가려져서 뭐 길도 안 보였고, 뒤에도 다들 속도에 맞춰 뛰고 있기 때문에 쉽게 빠질 수 없다. 힘이 빠지려고 하면 우렁차게 누군가 ‘파이팅!’을 외쳐준다. 마지막에 막판 스퍼트라는 게 있는데, 못 할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몸이 정말 처음 경험하는 속도로 튀어나가서 신나게 달려보았다. 나름의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걸지도...


러닝 크루의 좋은 점은, 다들 러닝이 주는 도파민에 미쳐있기 때문에 정말 운동만 하고 끝낸다는 거! 혹여나 불순한 목적으로 온 누군가가 있어도 한 번 같이 뛰어보고 힘들어서 도망간다는 사실. 목적이 불순하지만 잘 뛰기도 한다면... 그렇다면 아무렴 좋은 거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러닝의 좋은 점은 서로 응원하며 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혼자 달리면서도 누군가가 맞은편에서 오면 속으로 ‘파이팅..!’을 외친다. 더 열심히 뛰게 된다. 같이 뛰면 물론이고! 이렇게 러닝 크루 일정을 통해 스타트를 끊었다. 앞으로도 혼자 뛰고, 같이 뛰고를 적절히 섞어가며 러닝을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러닝 뛰고 씻고 거하게 먹고 잤다는 게 문제긴 하다. 운동이 오랜만이라 식욕이 잡히지 않아서 그렇지, 꾸준히 하면 식욕도 잡히고 좋아질 거란 걸 믿고 있다. 오늘부터는 8시 이후로 안 먹어야지... 를 다짐하며. 다음 DAY1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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