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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오기 Jan 07. 2024

큰 딸 결혼식 축사

서로에게 편안한 집이 되어주렴~

안녕하세요. 신부 엄마 ○○○입니다.    

 

 소중한 새해 벽두에, 저희 아이들의 새 출발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 해 주신 양가 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싹싹한 우리 사위를 멋지고 똑똑하게 키워 주시고, ‘복덩이가 들어와서 고맙다며 두 손 꼭 잡아 주시던 사돈 내외분께도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싹싹하고 듬직한 ○○아!

사랑스럽고 정 많은 ○○아!

 이렇게 소중한 날에 너희들에게 특별한 축사를 해 주고 싶어, 챗 gpt 프롬프트에도 넣어 보고 인터넷에 검색해 봐도 엄마만큼 너희들을 잘 아는 매체는 없는 것 같아 진솔한 엄마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의 신부 ○○아!. 

축사를 쓰려고 윤창이한테 너의 어떤 면이 좋았냐고 물었더니 

‘신입생 환영회 때 독보적인 목청과 액션으로 주목받던 너와 친해질 줄 몰랐는데

같이 강의 듣고, 자주 만나다 보니 성격 좋고밝은데 수저까지 세심히 챙겨주는 반전에 어느샌가 

정이 들었던 것 같다고 하더라..(앞으로 수저는 꼭 챙겨 주거라 ㅎㅎ)     


○○아!  예*이는 뭐라고 했는지 아니?

매번 자기과 동기 중에 윤*이가 제일 잘 생겼다고 하더라. 콩깍지가 단단하게 쓰인 것 같지?. 

사실 엄마도 윤*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맘에 들었단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가족이 되려고 그랬나 봐. 

아무래도 모녀가 남자 보는 눈이 비슷한가 보다.     


졸업즈음엔 취업 자소서도 피드백해 주고, 기출문제도 공유하고

둘이 만날 시간도 부족했을 텐데 친구들 소개팅까지 열심히 주선했던 너희들(그래서 성공한 커플은 있니?)

     

엄마는 너희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8년을 결혼으로 열매 맺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단다.

결혼을 준비하며 대학 시절 팀플하듯 열심히 협업하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더라.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고꿈을 키워가렴

     

 어느 책에선가 결혼은 완벽한 100점짜리와 100점짜리가 만나 사는 것이 아니라 

30점짜리와 40점짜리가 만나 100점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 하더라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뜨겁게 사랑하며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렴.


 가끔 상대방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나는 이런데, 너는 왜 이래?’ 하지 말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다름’을 인정하거라.

말을 안 하면 서로의 마음을 못 보게 되니 지금 보다 더 많이 대화하렴!.

      

엄마 아빠도 30년을 살았는데도 여전히 다투고, 여전히 다르더라

찐빵을 좋아하는 엄마와 만두를 좋아하는 아빠의 간극은 줄어들지 않더라.

단, 아빠가 만두를 좋아하니 찐빵 보다 만두를 더 많이 사게 되더라.

타고난 입맛, 취향은 쉬이 변하지 않으니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렴.     


정 많고 사랑스러운 예*아!.

새로운 부모님. 새로운 가족도 우리 가족처럼 알뜰 살뜰히 챙기고

바쁜 친정엄마한테 배우지 못한 살림은 알뜰한 시어머님이나 유튜브선생한테 배우렴     

엄마가 너를 품고 기르는 내내, 직장생활을 병행해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늘 미안했단다. 

그래도 진취적이고 긍정적으로 자라주어 늘 고마웠다.

너는 늘 나의 자랑이었다.     


아빠는 오늘 축사를 엄마한테 양보하시면서 그러시더라.

‘애들 보고 상대방에게 너무 바라지 말라고 해! 

바라기 보다 무엇을 해 줄지 생각하면 잘 살 거야 ’라고 하시더라.     


예*아. 그거 아니?

아빠는 언제나 엄마 편이었다는 것을

겉으로 보기에 티격태격하는 것 같아도 언제나 엄마를 지지하는 그 마음 하나만은 진심이란다. 

그 힘이 우리 가족과 엄마를 굳건히 서게 한 원동력이란다.      


너희들도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었으면 좋겠어

양가 부모, 가족도 언제나 너희들의 영원한 응원군이 되어줄게     


집은 모름지기 가고 싶은 곳

쉴 수 있는 쉼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서로에게 편안한 집이 되어 주렴.     


사랑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부부가 되어라.

** ** 부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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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큰 애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한 달 전부터 결혼식 축사를 준비했는데

양이 조금 길긴 했지만 제 맘을 그득 담았습니다.


아이들 만남을 하객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은 욕심에 주례사가 되었습니다만

나름 반응 좋은 축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큰 애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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