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무의식의...
purple의 색채 이미지는 일부 정신적인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창조적 직업에 관계하는 사람일수록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감성이 풍부해야만 독창적인 예술적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하고 차별성을 좋아하며 개성이 강하다. 창조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대표적 감성 컬러임에도 불구하고 purple의 일반적 선입관은 타협을 모르는 지극히 자기 개성이 강한 비사교적 고집의 대명사가 되어 있다.
유아발달 심리학에서는 선이나 형태에 비하여 색채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갖는 아동일수록 즉흥적, 충동적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갈수록 감정이 누그러지며 행동이 자제되고 색채의 사용도 감소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실험에 의해서도 증명되었는데, 선이나 형과 색을 선호하는 집단을 나누어 실험한 결과 색을 선호하는 집단에서는 자기 억제가 부족하고 본능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red에서 purple까지의 색은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임상학적으로도 질병을 상징하고 있다. 입원 중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purple, pink, red, yellow 순으로 색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purple의 정신적 사고와의 관련성은 분명 깊어 보인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어서 타인과 잘 다투거나 은둔의 외톨이로 상징되기도 한다.
purple에 대한 감정을 '넬리작스'는 시를 통해 ‘지금도 흐르는 눈물’로, '칸딘스키'는 육체적, 심리적 의미에서 가라앉은 색으로 인식하였다. 일반적으로 우울하게 하거나 기분이 저조한 색으로 연상되어 검정보다도 더 부정적인 일면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강한 양면성의 purple은 그만큼 다양성을 대표하는 색이기도 하다. 평범을 싫어하는 개성의 귀족적 컬러로 이질과의 대비조화를 이끌어 내는 색인 것이다.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purple을 즐겨 썼는데, 이는 purple의 파장이 짧고 굴절각이 커 왜곡이 크게 일어난다는 물리적인 특성과도 닮아 있다. 그러나 스펙트럼의 최 상단에서 알 수 없는 먼 미래를 의미하기 때문에 고귀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으로 상징되기도 하는데, 이를 비유하여 “be born in the purple”이라는 말이 있다. '왕의 신분으로 태어나다.'라는 뜻이다. purple이 얼마나 귀했으면 이런 말이 생겼을까?
고귀와 우아를 대표하는 purple은 안료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중세시대 purple color를 얻기 위해서 달팽이 수만 마리를 진액으로 추출하여 겨우 손수건 한 장 정도를 염색할 수 있었다고 하니 정말 귀하디 귀한 색이 이 아닐 수 없다. 귀한 만큼 거짓말을 모르는 purple은 진실에 가까운 색이다. 거짓말은 감추면 감출수록 또 다른 거짓말로 감추게 된다. 그래서 purple은 감출 수 없는 진실의 컬러이기도 하다.
잘 못 쓴 purple은 다른 물감으로 덮어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 흰색이나 젯소로 덮어보지만, 어느새 흰색 위로 올라온 purple기미의 컬러를 보게 된다. 혹시나 하여 반복해 보지만, 끝없이 올라온다. 약한 빛 에너지를 가져 강렬한 원색들에 묻혀버리기 쉬울 것 같은 purple은 덮으려 하면 할수록 끝없이 올라오는 거짓말과 같이 달콤한 말에 쉽게 묻히지 않는 진실과 닮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