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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현우 Apr 27. 2024

갈피

또 Michael Franks다. 이번 앨범은 Sleeping Gypsy. 오후 18시 10분. 갈피를 잃었을 때 기꺼이 책을 가까이 두기로 했다. 동진의 포터리 책갈피에서 영감을 얻어내 기꺼이 끄적이고 있다. 당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뭐 내 글이 항상 이렇지 않은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글쓰기. 의식의 흐름대로 끄적이기, 쓸데없이 의미 부여하기 등 알쏭이 달쏭한 취미가 넘쳐흐르는 놈이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토요일 오후 한창 커피를 미친 듯이 쏟아 내려야 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끄적이고 있다는 것은 그렇다. 한가하다.


이런 날이 약 꽉 찬 세 달 채 안 되는 시간만에 다시 도래했다. 익숙하다. Sleeping Gypsy Side 2로 뒤집고 다시 끄적이기 시작한다. 뿌뿌루뿌루뿌. 테너 색소폰 소리가 지나고 Don't Be Blue~. 초여름이 다가오기 전 주광빛이 내리쬐는 오후 18시 20분과 잘 어울리는 달달하면서 끈적하면서 쫀득한 그의 보이스. 약 세 달 전 아니,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찌 됐든 굉장히 추운 작년 겨울 K대 블랙 롱패디드 재킷을 입은 학생이 방문한 적이 있다. 손을 잡고 다시 방문해 주었다. 그들은 Michael 목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까닥인다. 신이 났다.


다시. 갈피를 잃었을 때 기꺼이 책을 가까이 두기로 했다. 책 소개를 하려기 보다는 사랑에 대한 정의가 하루에 한 번씩 바뀌는 요즘,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다. 「물안개」라는 시가 현재 시간부로 나만의 사랑을 재정의 해주기로 했다.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Freddie Jackson의 Rock Me Tonight Side 2 첫 번째 수록곡 Rock Me Tonight For Old Times Sake 볼륨을 높이며. 사랑의 갈피를 잃은 그대에게 앞서 소개한 세 인물을 소개해 드리며 이만 물러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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