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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에 오소틱을 선물하다

인생은 두 발로 걸을 때까지

by 박규리

발은 나의 건강을 알고 있다

5월의 어느 날, 청양에 사는 지인의 집에 초대되어 하룻밤을 묵고 금강변을 함께 걸었다.
인스타에서 늘 보던 그 강길, 그녀가 소개하던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그 길 위에서 조잘조잘 걸음을 맞췄다.

그때 처음 들었다.
족부사(足部士)라는 단어를.

“족부사가 뭐야?”
호기심 가득한 내 질문에 친구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불편한 발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 그리고 그 핵심에는 발의 아치가 있다고 했다.

발의 아치는 우리 몸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장치다.
걸음마다 지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해
무릎—골반—척추로 이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치가 무너지면 발바닥 통증, 무릎 관절의 부담, 골반의 비틀림, 허리 통증, 더 나아가 목·어깨 결림과 두통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족문이 보여준 나의 발

그날 나는 난생처음 족문을 찍어 보았다.
평발에 가까운 모양, 거의 보이지 않는 새끼발가락, 틀어진 정중선. 몸으로 느끼던 나의 작은 불편함들이
내 족문에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다음 주에 있을 2급 족부사 교육을 신청했다.

제천에서 진행된 1박 2일 교육은 낯설지만 흥미로웠다.
족문 분석은 어렵기도 했지만, 그 안에 담긴 건강 정보들은 나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다.

심장과 폐, 그리고 어깨선에 문제가 발견되었다. 혈액순환도 잘 안 되는 구조였다. 족문을 다시 찍은 뒤
나는 최 이사님께 발 석고를 떠달라고 부탁드렸다.
족문을 찍은 뒤 석고를 뜨는 것은 맞춤 헬스 풋 인솔 제작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석고 작업을 거쳐 완성된 ‘헬스 풋 인솔’은
말 그대로 나만의 발 교정구이다.


나에게 선물한 첫 오소틱

63년 동안 묵묵히 나를 지탱해 준 발.
조금 부담되는 금액이긴 했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 나에게 헬스 풋 인솔(오소틱)을 선물했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매일 만보를 걷기로.

생활 속에서 열심히 걸었지만 만보를 채우지 못한
부족한 부분은 밤 10시 줌 수업이 끝난 뒤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채웠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은 매일
나는 만보를 채워냈다.

5월에 2급 족부사 교육을 듣고
6월에는 리필 교육까지 들었다.
만보가 아니어도 좋다.
생활걸음 외에 1시간씩 꾸준히 걷는 것,
그것만으로도 건강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여름, 신기한 변화가 시작되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얼굴에서만 흘러내리던 땀이
이번엔 발에서도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땀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함께 나왔다.
그 냄새 때문에 법당에서 108배를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사장님께 물었다.
“독소가 빠져나오는 중입니다.”

정말 신기했다.

여름이 지나고 다시 찍은 족문.
내 얼굴빛이 조금 맑아지고
발 사진에는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왼발 오른발 다르게 그어진 정중선이 점차 닮아가고 있다. 균형이 맞춰지고 있는 중이다. 또 내반이 심해졌다가
천천히 중심 쪽으로 돌아오고 있었고,
보이지 않던 발가락은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말 그대로
발이 ‘공사 중’이었다.


건강의 뿌리는 ‘발’에 있다

11월, 나는 세 번째 2급 족부사 교육을 다녀왔다.
여름 내내 1급 과정을 듣고 난 뒤라
2급은 정리가 잘 되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핵심은 단순하다.
발은 인체 건강의 기초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
내 발 구조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발의 아치는
대부분 무너져 있다.

그로 인해 무릎—골반—허리—어깨—두통까지 안 아픈 곳을 찾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그 통증의 원인을 찾지 않고 증상만 해결하려 한다. 그 원인이 발의 아치가 무너지고 틀어져서이고 내 발 구조에 맞지 않는 신발때문인데도.


면역력과 체온을 올리는 길도 단순하다.
영양제보다 발의 틀어짐을 바로 잡고,
내 발 구조에 맞는 신발을 신고 두 발로 꾸준히 걷는 것. 건강은 결국
내 두 발로 지켜내는 것이며 그 과정을 돕는 사람이 바로 족부사이다.


나는 오늘도 호기심을 헤치고 알아가고 실행해 내는 기쁨을 맛보고 있다. 하루하루가 감사할 뿐이다.


나는 그 길을 배우고, 걸어내며,
나처럼 아픈 발을 가진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 프로 족부사다.


이젠피트 이재욱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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