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긋지긋한 남매 케미를 어찌할고
자유는 언제나 멋져 보였다. 시간표 없이 움직이고, 내 선택으로 하루를 채워나가고, 누구에게도 크게 구속되지 않는 삶. 프리랜서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기대했던 것도 바로 그 자유였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살아본 지금, 나는 안다. 자유는 절대 단독으로 오지 않는다는 걸. 자유는 항상 불안을 데리고 온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팀이다.
하고 싶은 일을 고를 수 있다는 건 곧, 누군가 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고 싶은 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건 곧, 하루하루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월급날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건, 매달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프리랜서라는 이름을 선택하는 순간, 나는 늘 이 두 감정을 함께 안고 살아야 했다. 자유에 들뜨는 순간 불안이 따라오고, 불안에 움츠러드는 순간 자유를 떠올리며 버텼다.
가끔은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불안을 견디는 훈련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아무리 튼튼한 팀을 만들어도 언젠가는 흩어져야 하고, 힘겹게 쌓은 신뢰도 기한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래도 매번 다시 시작한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계약이 종료될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약속을 만든다. 때로는 나와의 약속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 모든 시작과 끝에는 어김없이 자유와 불안이 나란히 서 있다.
프리랜서로 오래 버티려면,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쪽이 아니라 둘 다 품는 쪽을 택해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안다. 자유만 기대하면 금방 무너지고, 불안만 두려워하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자유를 누리면서도 불안을 껴안는 것. 불안을 껴안으면서도 자유를 믿는 것. 그 어설픈 균형 위에서 나는 하루하루를 건너고 있다.
완벽하게 안심할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늘 약간은 두렵고, 늘 약간은 외롭고, 늘 약간은 기대를 품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프리랜서의 삶은 그런 삶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삶이야말로 자유를 선택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무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