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각만해도 마음이 찡해지는 단어가 아닐까요?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새어머니와 살고 있는데요, 오늘 화장실을 가려고 방문을 나가는데 제 방문 근처 바닥을 걸레로 닦고 계시더군요. 제가 지나가려는데 바닥을 닦고 있는 새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제가 밥 맛이 없어 밥을 많이 남겼던 것이 생각나더군요. 입맛이 까다로운 아들을 위해 고생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더군요.
친어머니와도 비슷한 기억이 있습니다. 더 강렬한 기억이죠.
저는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삼촌의 버섯농장일을 돕는 것이었는데 장화를 껴도 양말은 다 젖고 하루 종일 배지(버섯균이 들어가 있는 나무통)를 관리하는게 일이었어요. 원래 육체적인 일이 잘 안 맞기도 하고, 이 일 때문에 원래 살던 집이 아닌 어머니의 집에서 산다는 사실이 화나기도 했어요. 시골같은 곳이라 친구도 없고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었거든요. 심지어 집까지 30분을 걸어와야했습니다.
그 날도 힘들게 걸어왔는데 어머니가 떡만둣국을 해준다며 만두가 들은 봉지를 뜯으려고 하셔서 안 먹는다고 짜증을 냈습니다. 탄수화물 덩어리를 먹는 것, 힘들게 일하고 걸어와야 했던 것, 의미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좌절, 이 모든게 엄마 때문이라는 생각이 저를 지배했지요.
어머니는 이 날의 기억을 어떻게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종종 그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만두 봉지를 뜯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왜 이리 슬픈지...
별 것 아닌데 괜히 슬퍼지는 기억, 다들 갖고 계시죠?
나중에 시간이 될 때 어머니와 집에서 떡만둣국을 한 번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고 얘기하면서 티비도 보고 잠이 들면 좀 나아질까요? 자식의 마음은 언제나 무겁습니다. 부모의 마음도 마찬가지겠지요.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이 감정을 씻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