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엄마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by 삼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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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를 자랑스러워 할 때는 언제일까요?


저는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습니다.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자녀가 세상에서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존재라고 얘기합니다.

부모가 아닌 저는 그 뜻을 피상적으로 추측만할 뿐 어떤 감정인지 도저히 가늠할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아이를 직접 낳는 어머니들은 어떨까요? 분명 아빠도 중요한 존재이지만 자신의 몸으로 10달을 키워 아이를 낳는 어머니의 마음은 정말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어제 중요한 시험을 치뤘습니다.

합격에 자신은 없고 2개월 뒤인 12월에 결과가 나옵니다.

오늘 어머니와 저녁 식사를 같이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쌀쌀한 저녁 길을 걸었습니다.


어머니의 친구들은 제 칭찬을 그렇게 많이 하신다네요.

저는 의아합니다.

특별히 이룬것도 없고 살갑지도 않은 저를 왜 칭찬하실까요?

아마 어머니가 친구들에게 저의 좋은 점만을 이야기하신 모양입니다.

좋은 점이 아닌 것도 잘 포장해서 얘기하셨겠죠.


저는 어렸을 때 공부를 곧잘 하긴 했지만 학원을 빼먹거나 게임을 하면서 부모님의 말은 잘 듣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생각할 때 좋은 아들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긴 어려워요. 고집이 셌거든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머니와 친구들은 제가 착한 아들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더군요. 흠...


어쩌면 어머니가 저에게 갖고 있는 부모의 콩깍지라는 것은 평생 벗겨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어머니의 아들 사랑이 대단한 것 같아요. 딸 자랑도 많이들 하시지만 자랑의 정도로 보면 아들 자랑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빠가 딸 자랑을 더 하는 느낌이랄까요.


우리가 살다보면 자신감이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직업을 잃거나 시험에 불합격하고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할 때.

부모님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이지만 그런 때만큼은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죠.


저도 최근 8개월 동안 자격증 공부를 핑계삼아 일을 하지 않았지만 입사지원을 안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류 불합격, 면접 불합격도 몇 번 겪었고 심지어 이번에 본 시험은 불합격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나이도 그리 적지 않은데 나는 이 8개월 동안 뭘 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죠.

내가 지금까지 고민하고 선택했던 길들이 전부 부정당하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은 잔인하게도 나의 걱정과는 상관없이 어제와 똑같이 흘러갑니다.

내가 실패를 했건, 성공을 했던 세상은 같은 모습을 하고 그 자리에 있죠.

그저 내가 기분좋으면 아름다운게 세상이고, 기분이 안 좋으면 지옥같은게 세상이죠.

세상이 어둡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빛이 없는 것만 같습니다.


이 때 떠올려봐요.

부모님은 여러분이 어떤 상황에 있건 그 자체로 우리를 사랑할 거예요.

내가 못나도 잘난 아들, 내가 잘나도 잘난 아들, 그저 잘난 아들로 부모님의 세상에 존재하는게 '나'라는 사람이죠.


이렇게까지 생각했으면 힘들더라도 나아가야죠.

뛰어가지 않아도 되니까 한 걸음만, 반 걸음만 옮겨보죠.

좋은 일이 생기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겠죠.


언젠가 깨닫게 되겠죠.

행복은 정말 마음 속에 있었다는 걸.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내마음이라는 걸.

너무나 당연하고 상투적인 그 말이 진실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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