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농구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국의 NBA.
그 곳에 빈스 카터라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1977년생으로 1998년, 21살에 데뷔한 선수입니다.
마이클 조던에 뒤를 이을 선수, '포스트 조던' 이라고 호평받을 정도로 우수한 선수였습니다.
멋진 덩크슛이 일품인 선수였죠.
저는 빈스 카터가 현역으로 활동할 당시 팬이 아니었습니다.
NBA를 잘 안 봐서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 몇 명만 아는 수준이었기도 하고요.
시원하게 덩크를 하는 선수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외 다른 내용은 몰랐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다가 땅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카터도 전성기를 지나 쇠퇴기에 이릅니다.
체력이나 슛, 패스가 예전만하지 못하게 되었죠.
주전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후보로 출전할 때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는 수순을 밟고 있었죠.
빈스카터는 과연 언제 은퇴를 했을까요?
1998년에 데뷔했던 빈스카터는 2020년까지 현역으로 활동했습니다.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를 뛴 유일한 선수입니다.
심지어 마지막 시즌인 2019-20시즌에는 팀 동료 트레이 영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았다고 하니,
아들뻘과 동료로서 경기를 뛴 셈입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중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쇠처럼 녹슬고 빛이 바래집니다.
내가 인정하기 싫었던 그 순간은 갑자기 다가옵니다.
이제 자리를 비켜줘야 합니다.
일등석에 앉아있던 내가 이등석으로 갑니다.
이등석에 앉아있던 내가 삼등석으로 갑니다.
삼등석에 앉아있던 내가 입석으로 갑니다.
누가 기차에서 내리라고 할까봐 두려움에 떨면 서 있는게 현재 내 모습이 됩니다.
여러분, 우리는 원래 가지고 있던 걸 포기해야 될 때 겸허히 수용하고 다른 자리로 이동할 수 있을까요?
이제부턴 이등석에 앉아야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기차에 계속 타고 있을 수 있을까요?
심지어 이젠 앉지도 못해서 서 있어야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알겠다면서 서 있을 수 있을까요?
저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현실을 인정하기도 어렵고, 그 자리에 계속 버틸 용기도 내기가 힘들거예요.
점점 작아지는 나의 모습을 직면하는게 절망스러울 것 같아요.
빈스카터는 버텼습니다.
조금이라도 뛸 수 있으면 팀에 소속되어 계속 열심히 뛰었습니다.
단 5분이라도 뛸 수 있다면 그렇게 했습니다.
그 성실함과 용기가 그를 40대까지 현역선수로 뛸 수 있게 만들어 주었어요.
저는 오늘 빈스카터를 생각하며 용기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를 누군가 필요로할 때까지 계속 버티는 용기.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일을 하는 의지.
내가 받은 대접이, 대우가 볼품없다고 생각할 때 꼭 빈스카터를 떠올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