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나의 캐릭터를 소개하며 '마음 성장, 마음 근육 키우다' 연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 '인사이드 아웃 2'가 나와서 온 가족에 영화관 나들이를 했다. 새로운 등장 캐릭터 중 당황이가 귀엽고 슬픔이를 도와주는 모습이 좋았다. 그러나 실제로 내 생활에서 당황이가 나온다면 나는 당황이를 숨기고 버럭이를 끄집어낼 것이다. 그래서 당황이가 큰 덩치를 자기 옷으로 최대한 가리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당황스러운 내 감정을 감추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 작가가 섬세하다고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 주된 활약을 하는 새로운 등장인물인 불안이를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지?', '너무 과한 것 아니야?'. '주인공 라일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잖아.'
와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쓰면서 느끼는 나의 수많은 불안한 감정과 생각을 돌이켜 본다면 나는 그 질문을 불안이한테 한 게 아니고 내 마음속 불안이에게 던진 질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럼, 요즘 내 불안의 시작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질문을 던지면, 정해지지 않은 앞으로의 나의 일에 대한 불안일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은 정해지지 않은 일 앞에서 불안하기 마련이다. 누구는 그 불안을 불안이처럼 생각을 휘몰아쳐 생각하고 그 생각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자꾸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어버린다. 누구는 그 불안이 싫어서 회피하고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걸 선택한다. 누구는 그 불안을 귀찮아하고 생각하지 않고 소파에 누워버리거나 잠을 자버린다. 그럼, 요즘 내 불안이의 모습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고 자신을 살펴봐야 한다.
나는 요즘 다니고 있는 학교를 연장하지 않고, 그만두기로 했다. 내 삶의 우선순위에서 내 마음과 건강 그리고 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사람인데 그 공간이 나를 힘들어하고, 불면에 시달리게 만들어서 나는 나오기로 한 것이다. 그 결정은 잘했다, 못했다는 판단으로 내릴 문제가 아니라 내 삶의 가치에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서 나오는 결과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뒤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을 미리 걱정하고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보여주는 불안이의 모습을 내가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근 10년 넘게 근처도 얼씬거리지 않았던 사주를 보는 곳을 찾아가서 앞으로 나는 어쩔지, 이동수가 있을지 물어보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분이 나에게 던진 말이
"자신이 너무 자기를 잘 알고 있는데요."
나는 그 자리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그래, 너무 맞는 말이다. 늘 내 마음의 중심이 어디 있으며,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깊이 있게 생각하는 '나'를 가진 사람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나를 그 자리로 이끈 것은 불안한 나의 마음일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명리학이니, 사주니 그게 나에게 맞을 거로 생각하고 가지 않았다. 단지 내 불안을 잠재우고 싶었고,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그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그곳에서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질문을 다시 했다.
"이게 다 맞는 건 아니죠?, 본인의 의지로 바꿀 수 있나요?"
"그렇죠."
내 마음속 불안이에게 인제 그만 좀 잠잠히 기다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리고 인제 그만 쉬라고 말하고 싶었다. 당황이가 불안이를 들어 조용히 가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에 따르면 불안이는 주인공인 라일리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불안이의 마음속에는 라일리가 잘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불안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불안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두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불안이를 좀 쉬게 할 수 있다. 결단력 있게 나의 일을 결정한 것처럼, 나의 내려놓음도 그동안 내가 겪었던 많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다양한 경험들이 구슬을 통해서 나의 자아를 만드는 것처럼 나는 나를 믿고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게 나다운 것이고 나의 불안이를 잠재울 방법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