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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깎이

by 서기선

속으로 삼킨 말들이 굳어

손끝에 모였다.


무념의 말들과

탄장(呑藏)된 숨결

버텨낸 시간들이


아무렇지 않은 척
조용히 자라났다.


또각, 또각
손톱깎이가 설움을 깎는다.


울컥하던 날도
새벽의 숨죽임도
바닥에 내려앉고,
잘린 자리엔

토해내지 못한 말이 다시 돋아난다.


-덧붙임-


탄장(呑藏) 삼킬 탄, 감출장 : 삼켜서 감춘다는 의미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말, 내면에 억눌러 둔 감정의 덩어리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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