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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Sep 27. 2023

광장의 연인

사랑 그 익숙함에 대하여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광장 한가운데 한 커플을 보면서 뜨거운 함성과 함께 박수를 친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니 한 남성이 무릎을 꿇은 채 젊은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며 청혼을 하고 있었다.


순간 광장의 모든 시선은 젊은 연인들에게 멈춰섰다.


오늘의 주인공이 된 여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할 때 남성은 바로 그녀에게 다가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그들만의 사랑의 대화를 속삭인다.


여인은 울며 웃다를 반복하지만 이미 정상치를 훌쩍 넘은 그들의 널뛰는 심장 박동 소리가 광장을 뒤흔든다.


여전히 광장의 두 연인을 향한 사람들의 환호가 그칠 줄 모른다.

얼마나 긴장되고 감동의 시간이었을까?

얼마나 뜨거운 순간이었을까?


사랑이란 원래 그처럼 뜨겁다.




사랑은 영원하다?

사랑은 변한다?

사랑은 아프다?

사랑은 달콤하다?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해본다.

사랑을 정의하기에는 내가 아직 인생을 덜 살았나 보다.

여전히 모르겠다.

분명한 건 모든 사랑의 시작은 분명 뜨거웠을 것이다.


지금 광장의 저들 만큼 뜨겁지 않다면,

내 사랑이 변한 걸까?    그의 사랑이 변한 걸까?

내가 변한 걸까?           그 사람이 변한 걸까?

내 사랑이 식은 걸까?    그의 사랑이 식은 걸까?

내 마음이 식은 걸까?    그의 마음이 식은 걸까?

다시 한번 의미 없는 질문을 해보지만

모두 아니다.


그냥 너무 익숙해져 있을 뿐

하지만,

그 익숙함으로 이 순간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비 내리는 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그렇게,

사랑에 대한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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