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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Nov 04. 2023

가을 하이델베르크를 걸으며

사랑할 수 밖에

낯선 도시 하이델베르크의 올드타운, 비가 추적추적 오는 가을날 아침, 조용한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어 고요함을 깨운다. 그중에 한 명이 나이기도해, 그 무리들로 인해 괜스레 아침잠을 깬 주민들에게 미안하다.


울통불퉁, 중세 거리를 뚜벅뚜벅 걷다 보니

삶과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답을 찾았을 괴테와 철학자 칸트가 당장이라도 걸어 나올듯한 거리를 지나고 있다.

가끔은 이날처럼 아무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의 무모함 보다는

계획 없이 떠난 곳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신선함이 더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바람에 날리는 노오란 낙엽들이 마치 괴테와 그의 연인이 함께 앉아 나누었을 사랑의 대화처럼 설레는 마음 태워 부끄러운 듯 살포시 떨어진다.


피폐해 보일 수 있는 비록 무너진 고성(古城), 유유히 흐르는 네카르강 물처럼, 쉼 없이 세월 흘러

자연의 품 안에서 오히려, 여전히 사랑과 낭만이 가득하다.

그를 바라보는 저마다 연인들에게 새로운 사랑을 싹트게 해 준다.

빨간 지붕과 벽돌, 고성 그리고 가을 단풍으로 물든 하이델베르크는 사람들을 다시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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