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픔은 신호를 보낸다.

by 진솔

며칠 전부터 이 놈이 신호를 보냈었다.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허리가 고장이 났다.

분명 책상 앞에 오래 있지 말고 산책 좀 하라고

잔소리했었고 바쁘다고 무거운 거 덥석 덥석 들지 말라

경고했었다.

마지막으로 양말 신기가 불편하니 빨리 병원 가보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 싸그리 무시했다.

그놈이 기어이 오늘 아침에는 날 주저앉히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겨우 걸어 들어간 병원.

간호사는 물리치료를 먼저 받으라며 허리를 붙잡고 들어간 내게

작년 차트만 보며 어깨를 들이밀으라 한다.

오늘은 어깨가 아니라 허린 데요~

멋쩍은 듯 잠시 기다리란다.

그래 멋쩍어야 맞지.

허리 붙잡고 들어 오는 환자를 쳐다보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살짝 빡 친다.

몸이 불편한 관계로 한숨을 잠깐 쉬고 기다렸다.

다행히 젊은 의사는 이곳저곳 케어 묻기는 한다.

뜨끈한 핫팩이 허리와 배와 내 기분을 경견히 눌러 앉힌다.

20분 정도 지났을 때 대나무 같은 송곳이 여기저기를 들쑤신다.

허리에 꽂힌 송곳의 전율이 발가락까지 가 꽂힌다.

나도 모르게 억 소리를 낸다.

어지간하면 통증에 소리 내지 않는 독한 년인데 말이다.

침을 맞는 내내 언젠가 내 가슴팍에 꽂히던 대바늘의

고통들이 잠시 스치고 지나간다.

그때도 분명 신호를 보냈을 텐데

외부적 신호를 감지 못했으니 내부적 신호가 끊겼다는 것도

감지 못 했을 것이다.

무관심은 무의식으로 전해져서 기억에도 저장이 되지 않는다.

나는 너랑 그때 그랬는데 넌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는 것처럼.

허리를 잡고 들어오는 환자를 보지도 않고 어깨를 들이 밀라는

간호사처럼

우린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는데 쳐다봐 주지 않던 날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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