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먹어가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머리 사이사이에도 틈이 생겨 허성해 지면서 어쩔 수 없는 뵈기
싫음이 생긴다.
이 사이사이에도 냉면만 먹어도 자꾸 지저분함이 끼어든다.
마음에도 틈이 생겨 쉽게 상처받고 갈라진 그 틈 사이로 옹졸함
마저 끼어들고 만다.
나이가 먹으면 예수나 부처정도의 심성을 갖출 줄 알았는데 말이다.
"틈"의 사전적 의미는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틈이 생기면 어김없이 오해와 이별이 끼어들기
마련이다.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끼리끼리라는 은어로 은유한 틈을 만들어 누군가를 외로움에 내몰고
그 사람의 적당한 이해를 자기들의 권리로 남용한다.
어떤 행동을 할 만한 기회로 삼아.
남의 외로움이나 절실함을 이용해 사기나 돈을 갈취하기도 한다.
작은 마음이 부서져서 생긴 클랙(Crack)을 부와 가난을 상징한 갭(gap)이
끼어들며 인생이 바위나 빙하가 갈라져야 생기는 크레바스(Crevice)를
만들기도 한다.
Chink는 Chinky eyes라고 해서 동양인들을 멸시하는 표현으로
눈꼬리를 위로 당겨 올려서 쭉 째진 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또한 "적들에게 틈을 보여서는 아니 됩니다"하고
어느 장군에게 씌었을 틈.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틈을 이용해 나쁜 것들이 마구마구
생긴 거라면 틈은 분명 나쁜 놈이 분명하다.
그치만 이 좋은 봄날 짧은 인생에 누군가의 외로운 틈을 채워주는
이변이 있는 놈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