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현아 Dec 06. 2024

내가 사랑하는 공간

온전히 '나'로 존재하는 순간


 어느덧 독립한 지 3년차가 되었다. 아무의 방해도 없이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추진력에 가속을 붙였다. 홀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와 같은 속도임에 틀림없었다. 잠시의 망설임이 속도를 늦추는 듯했지만, 마침내 오롯이 내 두 발로 떳떳하게 완주했다.


 물론 외로운 날도 있었고, 우는 날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를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 공간과 나를 둘러싼 인격 요소를 하나씩 형성해 갈 수 있으매 감사하다.


 나는 한적한 곳을 좋아하고, 푸른 나무와 떨어지는 나뭇잎을 받아 주는 꽃의 한 아름을 사랑한다. 홀로 눈을 감고 시원하다 못해 코가 시릴 정도로 들이쉬는 바람과 물 따라 이어지는 하천의 산책로를 사랑한다. 혼자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렇기에 더 이상의 두려움과 자책은 없다. 그것이 나를 선택한 힘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