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생각
멘트: 강지우 어린이
8월 2일 목요일 날씨 비, 어제 잠잔 시간 10시 20분, 오늘 일어난 시간 6시 20분.
제목: 그리움
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창문에 부딪치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아빠가 전속될 때마다 우리 집은 부산에서 광주로 그리고 철원, 포천, 지금 살고 있는 서울까지 왔다. 내가 태어난 곳은 부산이다. 나는 부산에 대한 것은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런데 지금 비가 많이 온다는 철원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많다.
오늘같이 비가 오면 앞 냇가에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옥수수, 감자를 먹음직스럽게 삶아 주시던 주인집 할머니, 그리고 여러 친구들 또 포천에는 잊을 수가 없는 제일 보고 싶은 용수가 있다. 용수는 나와 나이가 같은 남자 친구지만 오빠같이 키도 크고 순하다.
예쁜 그림도 정말 잘 그린다. 크리스마스에는 카드를 보냈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다.
용수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모양이다. 틀림없이 공부도 잘하고 나처럼 내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쓴 일기예요. 쟈스민의 기분 좋은 날 최연소 애청자, 초등학교 2학년 강지우 어린이가 흔쾌희 저의 일기를 대신 읽어줬어요. 강지우 어린이 다시 한번 감사해요!
몇 년 전에 어머니께서 제 초등학교 때 일기장을 보여주셨는데, 너무 재밌어서 그 일기장들을 미국에 가지고 왔어요. 창문에 부딪치는 빗줄기.. 그리움.. 정말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믿기지가 않는데요. 제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친구들에게 제가 또래보다 심하게 많이 조숙하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조숙함이 초등학교 때 멈춘 것 같아요. 제 첫사랑, 아마 용수였나 봐요. 그런데 아쉽게도 용수랑 찍은 사진이 없더라고요. 이사 가는 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부끄러워서인지 도망가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용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서울로 이사 가고 나서 많이 보고 싶어 했던 기억은 아직도 나네요.
여러분의 첫사랑은 누구인가요?
쟈스민의 기분 좋은 날 11/19/2022 오프닝
첫곡으로 백아의 첫사랑 띄워드립니다.